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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지수' 높은 벽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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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지수' 높은 벽 넘을까

입력
2010.06.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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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1년 만에 또다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시험대에 올랐다. MSCI지수를 관장하는 MSCI바라가 이달 15일께 주요 지수 정기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한국은 대만과 함께 신흥국지수에서 선진국지수로 승격할 후보 리스트에 올라있기 때문.

가능성은 반반

한국 증시가 최종 시험을 통과할 확률은 반반 정도라는 게 일반적 예측인데, 시간이 갈수록 그 가능성을 낮춰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MSCI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금융당국이나 한국거래소가 받아들이기 힘든 까다로운 조건을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는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서 원화 환전이 자유롭지 못하고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가 복잡하고 ▦코스피200지수 사용권을 한국거래소가 독점하는 점 등을 이유로 지난해 우리나라를 선진지수 승격에서 배제했다. 요컨대 선진지수에 편입되려면, 금융당국이 외환 규제를 더 풀고 거래소도 '코스피200지수' 독점 사용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MSCI는 올해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데, 금융당국과 거래소 역시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무리하게 양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원화 환전은 역외선물환시장(NDF)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며,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인 보유 비중 제한을 위해서는 외국인 등록제도 폐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피200지수 사용권과 관련, 양측의 시각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MSCI의 평가가 작년보다 후퇴한 것은 코스피200지수의 독점 사용권과 관련, 한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선진지수 편입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MSCI가 코스피200지수 사용권에 집착하는 건 이 지수를 이용해 파생상품을 개발,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켜 수익을 내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선진지수 편입 낙관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MSCI가 까다로운 조건을 이유로 편입 시기를 무한정 미루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 증시는 지난해말 기준 전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으로는 17위,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9위에 속한다. 또 MSCI와 함께 국제 자본시장의 양대 투자지표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에서는 지난해 9월 선진지수로 편입된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FTSE 선진지수 국가 가운데 MSCI에 빠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우리 증시의 객관적 여건이 MSCI의 벽을 넘기에 충분한 만큼 올해 좌절한다고 해도 머지 않아 편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예상과 달리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국내 증시로 최소 100억달러(12조3,400억원)에서 최대 200억달러(24조6,800억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전망이다. MSCI지수에 맞춰 운용되는 글로벌 자금은 총 5조 달러, 그 중 선진지수를 따르는 자금은 4조5,0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는데, 한국이 신흥지수에서 선진지수로 넘어오면 그만큼의 투자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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