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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새 아이디어 창고는 '8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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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새 아이디어 창고는 '80년대'

입력
2010.06.0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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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베스트 키드'는 중국 베이징을 배경으로 한 외톨이 흑인 아이가 쿵푸를 배우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홍콩 스타 청룽(成龍)이 쿵푸를 전수해주는 스승으로 출연하는 이 영화의 원제는 '쿵푸 키드'가 아닌 '가라테 키드'(Karate Kid). 1984년 가라테를 배우는 고등학생으로 출연한 랄프 마치오를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로 자리매김시킨 동명 영화에서 이야기 틀만 빌렸다.

한국 수입사는 리메이크라 지칭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리메이크가 아닌 일종의 재활용 영화인 셈이다. '베스트 키드' 홍보 관계자는 "유명 영화의 후광에 기댄 면이 있다"고 밝혔다. '베스트 키드'는 한국의 반일감정을 고려해 만든 1984년 당시 국내 개봉 제목이다(영화 속 가라테는 태권도로, 가라테 사범은 태권도 사범으로 표현됐다).

리메이크도 아니고, 속편도 아닌 재활용 할리우드 영화들이 여름 극장가를 장식한다. 소재 빈곤에 시달리기에 낯익은 오랜 소재로 새로운 흥행 잭팟을 노리는 할리우드의 고심이 엿보인다. 대부분 1980년대 영화나 TV시리즈를 활용한 점도 흥미롭다.

8월 12일 개봉하는 '프레데터스'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1980년대 히트 시리즈 '프레데터'에 이야기 빚을 지고 있다. 2000년대 '에어리언 VS. 프레데터' 시리즈에 활용된 뒤 용도 폐기된 것처럼 보였던 '프레데터'시리즈가 부활한 셈이다.

원작이 지구에서 인간 사냥을 즐기는 잔학한 외계생명체 프레데터에 대항하는 한 사나이의 활약상을 그렸다면, 새 영화는 공간을 외계로 옮긴다. 지구에서 외계 행성으로 유형을 간 중범죄자들이 프레데터와 싸우며 목숨을 부지해가는 모습을 전한다. '데스페라도' '씬시티' 등을 연출한 영화 악동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의 작품. 사냥개와 매의 모습을 한 다양한 프레데터가 차별화를 꾀한다. '프레데터스'의 홍보사 딜라이트의 장보경 대표는 "원작에서만 프레데터 캐릭터를 빌려왔을 뿐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극장을 찾는 공포영화 '여대생 기숙사'는 1983년작 '공포의 여대생 기숙사'를 재활용했다. 여대생 기숙사라는 야릇한 공간을 차용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관객을 유혹하려 한다. 여대생들이 기숙사에서 파티를 준비하다 사감을 살해하고 누군가로부터 복수를 당하게 된다는 원작과 달리 '여대생 기숙사'는 여대생들에 의해 감춰진 1년 전 살인 사건을 모티프로 삼는다.

TV시리즈도 재활용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1980년대 브라운관을 풍미한 'A특공대'는 10일 개봉하는 동명 영화로 20여 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두뇌회전이 빠른 리더 한니발과 저돌적인 일자무식 B.A 등 개성 많은 원작 속 캐릭터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대생 기숙사'와 'A특공대'의 홍보사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향은 비슷비슷하다. 한번 성공했던 캐릭터를 다시 사용하는 것이 위험도도 낮고 흥행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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