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구체적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빛이나 바람, 움직임, 소리 등을 느끼고 체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2007년 세계적 디자인 페어인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는 등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 디자이너 도쿠진 요시오카(43)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영상을 통해 자신의 대표작들을 소개하고, 디자인에 대한 철학도 밝히는 자리였다.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관련 교수와 대학생, 디자이너 등 300여명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에르메스, 스와로브스키, 도요타 등의 기업과 협업해 공간 디자인 및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크리스털과 빨대, 섬유 등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투명한 재료를 활용해 빛과 바람 등 자연적 요소를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의 예배당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무지개 교회'는 500여개의 프리즘 블록을 9m 높이로 쌓아올려 빛의 반사를 극대화시킨 작품이고,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선보인 '토네이도'는 수백만개의 빨대로 공간을 채워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빵 의자'는 섬유를 빵처럼 가마에서 구워내 만든 의자다.
"어디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느냐"는 질문에 그는 "디자인을 위한 시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밥 먹을 때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볼 때도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일상 생활과 우리의 삶 속에 디자인이 있다"고 답했다. 또 "스케치를 거의 하지 않고 머리에서 디자인의 80%를 완성한 후 도면과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마무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자인을 할 때 형태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하고 "점점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형태는 결국 의미가 없어질 것이며, 디자이너들은 형태 대신 감각을 디자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쿠진의 작품은 30일까지 서울 청담동 뮤지엄비욘드뮤지엄 전시장에서 열리는 '스펙트럼'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그의 첫 개인전으로 '무지개 교회' '토네이도' 등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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