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라고 소개 받아 부끄럽긴 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아직 총리다. 간 나오토(菅直人)씨가 총리로 지명됐지만 일왕 임명식이 있고 나서부터 정식 총리가 된다. 그 사이 국가대사는 내가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토야마(鳩山) 일본 총리는 5일 간 새 총리의 모교인 도쿄(東京)공업대 강연에서 내각이 총사퇴한 뒤에도 새 내각이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헌법 규정에 따라 구 내각이 집무를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지금 일본에는 총리가 2명이다. 간 새 총리가 4일 국회서 선출되기 직전 하토야마 총리와 내각 장관 전원은 총사퇴했다. 하지만 간 총리가 장관 인사를 8일까지 늦춰 이날 일왕 임명장을 받고 정부를 정식 출범키로 해 사직한 하토야마 총리가 4일 동안 업무를 보게 됐다. 과거에도 정권 교체 때 이 같은 공백 아닌 공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간이 유달리 긴 편이다.
간 새 총리는 "다소 시간을 들이더라도 머리를 정리해 새로운 체제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 역학관계를 고려한 인사에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정부 출범을 늦춘 이유로 하토야마 총리 퇴진 표명 이후 당대표 선거까지 이틀밖에 여유가 없었던 데다 일왕의 휴양 일정이 겹쳐 임명식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례적인 두 총리 체제를 교통정리하기 위해 일본 신문들은 간 나오토를 '새 총리'로, 하토야마를 '총리'로 표기한다는 안내기사까지 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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