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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그린 세상… 선으로 그린 마음…윤희섭·최원정 2인전 '드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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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그린 세상… 선으로 그린 마음…윤희섭·최원정 2인전 '드로우'

입력
2010.06.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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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드로우(Draw)'전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34세의 여성 작가 윤희섭, 최원정씨의 2인전이다. 윤씨는 회화, 최씨는 조소를 전공했다. 하지만 마치 공간에 드로잉을 그리듯 선을 활용한 설치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또 그것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정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작품세계는 닮았다.

윤씨는 전시장 벽면을 검은 선으로 가득 채웠다. 굵은 펜으로 벽에 쓱쓱 스케치한 것처럼 보이는 작품 '창고'는 가까이 다가가 보면 반투명의 비닐판 위에 검은색 마스킹 테이프를 수없이 겹친 것이다. 난시 때문에 사물의 형태가 여럿으로 나뉘어 보이는 경험을 한 윤씨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의 모습을 떠올렸고, 그것을 작업으로 옮겼다.

그가 그린 것은 작품 제목처럼 창고의 풍경. 창고나 고물상, 지하실 등 갖가지 물건이 뒤죽박죽 연관성 없이 쌓여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은 후, 여러 곳의 모습을 콜라주해 하나의 거대한 창고를 만들어낸다.

최씨는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공간에 매달았다. 색색의 플라스틱 판에 실리콘의 일종인 핫 글루로 그린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그 얼굴들의 그림자 사이를 걸어보면 마치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특별한 사람+보통 사람'이라는 작품이다.

그는 신문의 구인광고나 성인광고, 부고란 등에 실린 사람들의 얼굴을 상상해 몽타주를 만들듯 하나하나 그렸다. 하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에 그림 속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동자가 없는 공허한 모습이다.

전시장 2층에 설치된 최씨의 작품 '물고기+깃털'에서는 투명한 비닐에 핫글루로 그린 물고기 뼈와 깃털이 빛과 공간 속을 부유하고 있다. 미국 생활에서 느꼈던 불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작품이다. 전시는 27일까지. (02)723-6191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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