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새 정권에서 찬밥신세가 된 오자와(小澤) 민주당 전 간사장이 벌써 역습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9월 말 다시 치러질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간 대표에 맞설 대항 후보를 내세울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간 새 총리가 선출된 4일 저녁 오자와 간사장은 지지의원 모임에 참석해 이번 당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중의원 환경위원장이 얻은 "129표는 지긴 했지만 결코 적은 표가 아니다"며 "본무대는 9월"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선에서는 150명 안팎에 이르는 오자와 세력의 독자 후보를 내세우지 못해 다루토코 의원에 자율투표하는 식으로 흐지부지됐지만 9월에 다시 치를 대표 선거에서는 제대로 후보를 내세워 간 대표를 끌어내리겠다는 말이다.
민주당이 새 대표를 선출한지 3개월도 안 돼 다시 대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번 선거가 대표 중도 사임에 따른 이를 테면 보궐 선거였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전 대표 역시 정치자금문제로 지난해 5월 물러난 오자와 당시 대표의 잔여 임기를 맡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간 대표는 오자와 전 대표의 2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셈이 된다.
간 대표는 이번 경선에서 291표를 얻어 큰 표차로 승리했기 때문에 불과 몇 달 사이 판세가 바뀌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오자와 세력이 반격에 의욕을 내는 이유가 없지 않다.
이번 같은 보선투표는 현직 민주당 중ㆍ참의원만 참여하지만 9월에 있을 임기만료후 대표 선거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민주당 의원과 지역별 당원ㆍ후원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원표를 좀더 다지고 지역표를 잘 추스리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지역구인 이와테(岩手)현 민주당연맹 행사에 보낸 비디오 메시지에서 "참의원 선거에 승리해 정권을 안정시켜야 비로서 진정한 의미의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며 "나는 그때 바로 제 자신이 선두에 서서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9월 대표 선거 후보가 오자와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뉘앙스마저 읽힌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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