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소통의 힘'으로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허정무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10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팀 내부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바탕으로 결집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선수들간에 눈빛만으로도 통할 정도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5월 22일 출국한 '허정무호'는 중간 기착지인 일본과 오스트리아를 거쳐 5일(이하 한국시간) 결전지인 남아공에 입성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소통'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지난달 30일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로루시와의 친선경기에서 대표팀은 고전 끝에 0-1로 패했다. 주축 수비수 곽태휘(교토)는 경기 중 무릎을 다쳐 중도 하차가 결정됐다. 팀 분위기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대표팀은 이례적으로 다음 날 훈련을 취소하고 알프스 등정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면담 끝에 허 감독이 내린 결정이었다.
대표팀의 경기력은 벨로루시전과 스페인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에 불과한 벨로루시를 상대로 시종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2008년 유로 챔피언이자 FIFA 랭킹 2위인 스페인을 맞아서는 비록 한 골을 내줬지만 조직력에서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달라진 경기력의 배경에는 원활해진 의사 소통이 자리하고 있다. 박지성은 벨로루시전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수비할 때 선수간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스페인전 후 중앙 수비수 이정수는"(이)영표형이 경기 전'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을 좁혀 밀도 있는 플레이를 펼치자고 주문했는데 100% 이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남아공 입성 후 첫 훈련을 치르고 인터뷰에 나선 조용형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팀 전체가 대화를 통해 조직적으로 잘 맞춰지는 것 같다.(김)정우, (기)성용이와 생활에서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무호' 출범 후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불안한 수비 조직력 문제가'원활한 의사 소통'을 통해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허 감독이 월드컵 대표팀을 첫 소집한 날 '키워드'로 제시했던 '소통의 힘'이 개막일이 다가 올수록 높아지고 있다.
루스텐버그(남아공)=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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