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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원작 뮤지컬 '분홍병사' 제작자·작곡가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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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원작 뮤지컬 '분홍병사' 제작자·작곡가 방한

입력
2010.06.0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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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석이 넘는 대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네요."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한국에서 번안된 어린이 뮤지컬 '분홍병사'의 제작자 티에리 석(48)과 작곡가 루이 쉐디드(62)가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5일 공연을 관람한 뒤 "분홍병사는 어른이 되어도 아이들의 (순수한) 눈을 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번안된) 이 작품도 (의도를 잘 살려) 캐릭터에 충실히 전달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분홍병사는 마트에 갇힌 한 소년(푸름)이 고가의 장난감에 밀려 팔리지 않은 채 진열대를 지키다가 마트가 폐장된 뒤 살아나는 인형들과 겪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이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동심을 일깨우고, 어린이 문화에까지 스며든 상업주의를 비판한다. 특히 가장 인기 없는 목각인형 분홍병사와 헝겊 인형의 사랑이야기가 가미 돼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일깨운다. 분홍병사는 프랑스에서 2006년 동화책으로 제작됐다가 반응이 좋아 음반과 뮤지컬로도 제작됐고, 최고의 앨범상(2007년), 최고의 DVD상(2008년)을 수상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 원작자들은 소극장에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을 구현한 점을 높이 샀다. 쉐디드씨는 "프랑스에서 배우 14명, 연주자 6명이 공연한 것을 2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절반도 안 되는 출연진이 감동적으로 그려냈다"고 했고, 석씨도 "소극장에서 공연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생각했는데 기우에 그쳤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번안된 작품과 원작과의 차이를 묻자 이들은 "캐릭터 중 체스의 왕과 여왕 대신 시계의 시침 분침을, 범 대신 공룡을 등장시켜 한국문화를 잘 접목해 완성도를 높였다"면서도 "각국 작품마다 고유색이 있어 어떤 점이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석씨는 특히 "프랑스나 한국이나 아이들이 웃는 포인트가 똑같았다"며 "문화적 차이를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다.

연출자인 김민기 학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석씨는 "대화를 나눠 보니 모든 예술가가 그렇듯 자신의 작업에 만족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인 것 같다"며 "우리가 좋아하지 않을까 봐 불안해 하던데 굉장히 훌륭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인 여건이 좀 더 나아져 불안해 하지 않고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들은 "미국은 공연을 쇼 비지니스 차원에서 접근하지만 한국은 다른 것 같다"며 "프랑스처럼 축제, 노래를 즐기며 감성을 중시하는 만큼 유럽 관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홍병사는 현재 3D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다.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012년 크리스마스 때 작품이 나올 예정. 쉐디드씨는 "그때 다시 한국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석씨는 2000년 공연제작사인 TS3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으며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등 프랑스 거장들의 공연 다수를 무대에 올렸다. 1973년 데뷔한 쉐디드씨는 78년 '네가 아무리 못 생겨지려 해도 소용 없어'라는 곡으로 큰 인기를 얻는 등 15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그의 아들도 가수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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