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유출 파이프를 차단 덮개로 막는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작업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상당량의 유출 원유를 시추선으로 거둬들이는 데 성공했다.
방제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BP가 차단 덮개를 씌우는 데 성공한 이후 24시간 동안 원유 95만ℓ를 수거했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하루 최대 300만ℓ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유출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앨런 사령관은 "현재 목표는 차단 덮개 설치를 통한 원유 수거량을 점차 늘리는 것"이라면서도 이 방법으로 빨아올릴 수 있는 원유량이 하루 최대 240만ℓ라고 밝혔다. 물을 뿜는 호스를 손가락으로 막는 것처럼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BP가 현재 뚫고 있는 대체 유정이 완성되는 8월까지는 오염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BP는 5월 2일과 16일 각각 대체 유정 굴착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원유 유출로 인한 오염 지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4일에는 플로리다 연안의 관광지 해변까지 기름띠가 상륙한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펜사콜라 백사장을 마주한 산타로사섬 관리 책임자인 벅 리는 이 기름이 BP의 해저 시추시설에서 나온 것이라고 "90%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관광시즌을 코앞에 둔 시점에 기름띠의 상륙이 시작되자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주 연안에는 펠리컨을 비롯한 조류들이 기름 범벅이 된 채 죽어가고 있으며, 바다거북과 돌고래를 비롯해 해양 생물들도 떼죽음을 당하는 등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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