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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스토리]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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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스토리]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입력
2010.06.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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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방'의 구글, 과연 애플 아성도 넘을까

넓은 화면 한가운데 큼직하게 박힌 로고. 극단적으로 단순한 검색 창 하나. 그리고 '검색'이란 버튼 옆에 놓인 "운 좋을 것 같아(I'm feeling lucky)"라는 문구.

검색엔진 구글은 이렇게 인터넷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흔한 배너광고 하나도 없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개발한 알고리즘이 출력해 주는 검색 결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정확했다. '검색' 대신 'I'm feeling lucky'를 클릭하면 바로 해당 사이트로 데려다 줬다. 사실 구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빨리, 정확하게 찾기란 '행운'이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결국 구글은 1998년 창업한 지 2년 만에 검색건수 하루 1,800만건에 달하는 미국 최대 검색 사이트로 급성장했다. 'Google'은 '검색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이게 됐다.

'악하지 않은' 광고로 돈 벌다

2001년 구글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최고기술경영자(CIO)를 역임한 에릭 슈미트를 이사회 회장 겸 대표이사(CEO)로 영입한다. 회사가 커진 만큼 체계적으로 경영할 필요성이 생겼고, 주식시장 상장도 염두에 둬야 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구글은 페이지, 브린, 슈미트의 3인 경영 체제로 운영됐다.

본격적으로 광고를 수익원으로 삼기 시작한 것도 이 때를 전후해서다. 하지만 구글 창업자들은 광고로 돈을 버는 방법 역시 '악하지 않도록' 개발하려고 했다. 당시까지 대부분 인터넷 업체들은 배너광고가 주된 수익모델이었다.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그 단어가 들어간 광고가 검색창 상위에 뜨도록 하는 '키워드 광고'를 선보인 곳도 있었으나,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결과를 얻는 데 광고가 방해가 되었다. 아직도 국내 포털사이트에선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스폰서 링크' '파워링크' '플러스 링크' 등 명칭만 조금씩 다른 광고들을 줄줄이 본 후에야 실제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2000년10월 시작한 구글의 검색어 광고 '애드워즈'는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결과에 가장 근접한 문자광고를 출력시키되, 검색결과를 보는 데 지장이 없도록 우측에 배치했다. 현재는 광고를 상단에 배치하고 있지만, 별도 박스로 싸서 구분하며 한두 줄만 출력한다. 광고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품질까지 자동 알고리즘으로 평가해, 평판이 나쁜 사이트는 상위에 노출되지 못하도록 했다. 광고주들도 가장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광고가 노출되므로 높은 광고 효과를 얻었다.

여기에 2003년에 시작한 '애드센스'는 광고 수익을 구글이 독점하지 않고 네티즌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블로거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네티즌은 자신의 사이트에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붙일 수 있으며, 이 광고를 통해 얻은 수익은 구글과 나눠 가지게 된다.

점점 악해지고 있나?

새로운 발상의 광고로 구글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2004년 나스닥 상장 후 구글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했다. 당시 주당 100달러에 첫 거래된 구글의 주가는 2007년에 무려 700달러를 돌파한 적도 있다.

구글의 두 창업자는 회사경영도 파격적으로 했다. 업무시간의 70%만 회사 일에 쓰고 20%는 새로운 발상을 하는 시간으로 쓴다는 '70, 20 법칙'이나 천국과도 같은 근무환경 등은 구글이란 회사에 대한 환상까지 부풀렸다. MS의 독점에 빌 게이츠를 열렬히 비난하던 네티즌마저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에 대해서는 '팬'으로 돌변했다.

광고 수익이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하는 구글은 다른 모든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무료 공개하며 MS의 아성에 하나하나 도전했다. 2004년에는 무료로 1기가바이트의 대용량을 제공하는 지메일(gmail.com) 서비스를 시작, MS의 핫메일(hotmail.com)을 능가하게 됐다.

MS의 주된 수익원이었던 오피스 프로그램들마저 '구글 독스'(docs.google.com)를 통해 공짜로 제공했다. 최근에는 어떤 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들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개발, 스마트폰 산업에 너무나 뒤늦게 대응한 MS를 따돌리면서 동시에 '아이폰'의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는 애플에게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행보에 대해선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긁어 모으는 데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가장 크다. 전세계 어느 곳이든 볼 수 있는 지도 '구글어스'는 '빅 브라더'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선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 애드센스의 표준약관이 불공정하다며 시정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구글도 대기업스러워지고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과연 구글의 두 천재는 '구글 십계명'에도 나와 있는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창업초기의 경영철학을 앞으로도 계속 실천할 수 있을는지.

다음주는 수많은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을 세계 최대의 '명품제국'으로 키워 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소개합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그래픽= 성시환기자 seew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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