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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뿌리' 창립자 메리 고든 방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사랑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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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뿌리' 창립자 메리 고든 방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사랑을 키웁니다"

입력
2010.06.0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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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Empathy)은 사랑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뇌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사랑의 뇌를 키우는 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공감교육의 권위자이자, '공감의 뿌리' 창립자인 메리 고든(63ㆍ캐나다)이 4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가정신 국제 컨퍼런스 2010'에서 공감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고든이 설립한 '공감의 뿌리'는 1996년 캐나다에서 시작돼 현재 캐나다 9개 주와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지에서 5만여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고든이 강조하는 공감교육은 '상대의 감성을 읽어내는 능력, 즉 공감능력을 배우는 과정'으로 요약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존이 사과를 3개 가지고 있는데, 메리가 2개를 가져갔다. 존이 가진 사과는 몇 개일까? '라는 것이 일반 학교에서의 질문. 하지만 공감교육의 장에서는 '이 때 존의 기분은 어떨까? '라고 묻는다. 고든은 "내 행동을 상대가 어떻게 느낄까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상대 감성을 읽어내는 능력은 어떻게 키우는 걸까. 고든은 "일반 학교에 교과서가 있다면 공감교육에는 갓난아이가 있다"고 소개했다. 지역에 사는 갓난아이를 초ㆍ중등학교에 초대해 학생들과 함께 관찰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이 공감교육의 방식이다. 그는 "갓난아이는 감정을 속이지 못한다. 간혹 슬픈 표정을 보일 때 우리는 학생들에게 묻는다. 아기의 느낌이 어떻지? 너는 언제 이렇게 슬프지? 그럼으로써 솔직한 얘기를 함께 나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정 교감을 통해 학생들이 숨겨져 있는 자신의 따뜻한 감성을 발견하게 된다는 게 고든의 설명이다. 그는 "아기의 순수한 감정을 통해 배운 공감은 브레이크와 같다. 폭발하는 공격성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기본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감교육 프로그램이 대중화된 캐나다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집단 괴롭힘이나 따돌림 현상이 90%나 줄어드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으며, 공감 능력의 발달과 함께 학습 능력도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고든은 "아기가 어린 학생들을 바꿀 수 있고, 그들이 바뀜으로써 세상이 바뀐다"라며 "벽을 무너뜨리고 서로가 상대를 소외시키지 않으려면, 우리가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 정감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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