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3ㆍ한화)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김광현(22ㆍSK)은 류현진과 함께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다. 둘을 놓고 "국내 최고의 투수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할 정도였다. 야구팬들은 사상 처음으로 '괴물' 투수들의 맞대결이 언제 성사될지 학수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게 중심이 류현진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류현진은 올해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17개), 2경기 연속 완봉승 등을 올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반면 김광현은 경쟁자의 호투에 다소 위축됐다. 최근 5경기에서 1승2패로 부진했고 강진에서 2군 선수들과 훈련하는 고난도 당했다. 류현진 외에도 최근에는 동갑내기 좌완 양현종(22ㆍKIA)까지 완봉승을 거두면서 김광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명예회복을 위해 이를 악물었던 김광현이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김광현은 4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6과3분의1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6승(2패)째를 올렸다. 152km의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은 무려 9개를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이 4월 0점대에서 3점대까지 치솟았던 김광현은 다시 2점대(2.89)로 낮췄다. 김광현의 활약에 힘입어 7-1로 승리한 SK는 LG전 7연승, 잠실 7연승을 거두면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지난해 6월12일 문학 LG전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3연승을 올렸던 김광현은 역시 'LG 킬러'였다.
1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한 김광현은 2회 2안타를 맞고 다소 흔들렸지만 병살타와 삼진으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광현은 3회 8번 오지환, 1번 이대형, 2번 '작은' 이병규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투를 뽐냈다. 4회와 7회를 빼곤 매 이닝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괴물'의 부활을 알렸다.
SK 타자들도 김광현의 호투에 경기 초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LG 선발 박명환을 상대로 1회부터 3회까지 1점씩을 뽑아낸 SK는 5회 2번 정근우의 홈런과 5번 박정권의 좌전 적시타로 5-0까지 달아나며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대전에서는 두산이 김동주의 2홈런 등 대포 5방을 앞세워 한화를 9-5로 눌렀다. 대구에서는 롯데가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쌍포가 터지면서 삼성을 5-3으로 제압했고, 목동에서는 KIA가 넥센을 7-4로 따돌렸다. KIA는 3연승 행진.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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