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백 년간 문화 혹은 예도로만 여겨졌던 바둑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최근 확실하게 체육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로 엄청난 변화다. 바둑뿐 아니다.
체스도 이미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 들어가 있으며 브리지 체커 등이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4대 마인드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2008년에는 세계 143개국 3,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에서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바둑을 제외한 다른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동안 한국브리지협회 홍보이사, 대한체스연맹 사무국장, 대한바둑협회 홍보위원 등을 맡아 마인드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바둑평론가 진재호씨(45ㆍ사진)가 최근 'm스포츠연구소'를 설립했다. m스포츠는 몸을 쓰는 피지컬스포츠와 대립되는 개념인 마인드스포츠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_m스포츠연구소를 설립한 목적은?
"4년 전에 대한체스연맹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체스 브리지 등 마인드스포츠에 관심을 가졌다. 바둑보다 전혀 못한 종목이 아닌데도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한국에 새로운 마인드스포츠 시대를 열어 보겠다는 나름대로 다소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
현재 바둑이 한국 최고의 마인드스포츠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바둑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마인드스포츠 전 종목을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번 중국에서 열렸던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처럼 넓은 체육관에서 바둑 체스 브리지 오목 등의 대회를 함께 치른다면 홍보 효과도 더욱 커질 것이다."
_국내외의 m스포츠 현황은?
"한국 마인드스포츠 시장의 99%는 바둑이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종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체스와 브리지 보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외국에는 바둑보다 체스 브리지 등이 오히려 더 폭 넓게 보급돼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바둑은 체스의 부속 종목으로 분류돼 있으며 메달수도 바둑은 3개지만 체스는 4개나 된다.
2005년 국제바둑연맹(IGF), 세계체스연맹(FIDE), 세계브리지연맹(WBF), 국제체커연맹(FMJD) 등 4개 단체가 국제경기연맹 총연합회(GAISF) 산하의 국제마인드스포츠협회(IMSA)를 창립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이를 총괄하는 단체가 없을 뿐 아니라 바둑 이외 단체의 활약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_향후 활동 계획은.
"아직은 m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므로 우선 m스포츠의 이론적 토대를 세우는 작업부터 진행한다. 아울러 아동 창의력 개발을 위한 교재 개발, 각종 대회 기획, m스포츠 잡지 발행 등 여러 가지 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바둑협회가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이고 대한체스연맹과 한국브리지협회는 인정종목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총괄하는 m스포츠협회 설립을 추진 중이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내년부터 서서히 국내에서도 m스포츠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의 협력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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