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완패로 끝났다. 집권세력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반면 진보는 약진했다. 특히 교육감 선거가 그랬다.
공교롭게도,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선거를 1주일 앞두고 내놓은 전ㆍ현직 국회의원이 쓴 책 15종의 판매량 집계도 양상이 비슷했다. 구간을 포함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5일까지 팔린 책을 분석한 결과,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 계열 필자의 책은 총 판매량 4만3,857권, 권당 평균 판매량 5,482권으로 보수 계열 필자들의 책보다 각각 3.2배, 2.8배 많았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시민 후보는 와 두 권으로 판매량 1, 2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선거에서는 졌다.
재미있는 것은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대결한 오세훈, 한명숙 두 후보의 책 판매량이 선거에서처럼 박빙 양상을 보인 점이다. 2월에 나온 한명숙의 는 283권, 3월에 나온 오세훈의 는 270권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선거 개표 과정에서도 내내 그러더니 막판에 뒤집혔다.
이 조사는 그리 정밀하지 않다. 따라서 책 판매량이 선거 판세를 정확히 점쳤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선택이 진보 쪽으로 기운 것은 틀림없다.
왜 그리 되었을까. 보수의 책이 진보의 것만 못했거나 사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덜했던 것은 아닐까. 실제로 지적인 콘텐츠를 생산함에 있어 한국의 보수는 진보에 못 미치는 편이다. 존경받는 합리적 보수가 적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 나온 좋은 책을 많이 만나고 싶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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