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팩(RIMPAC)훈련 참가를 위해 미국 하와이에 파견 중인 해군 간부들이 현지에서 가족을 동반해 관광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이 천안함 사태 이후 이달 말까지 필승50일작전을 통해 최고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터진 일이어서 비난이 거세다.
3일 하와이교민회와 군 당국에 따르면 하와이에 정박 중인 세종대왕함(7,600톤급) 승선 장교 2명과 부사관 준사관 28명 등 총 30명은 국내에서 건너온 부인 자녀 51명과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4박 5일간 하와이 와이키키와 카일루아해변, 하나우마베이 등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쇼핑과 여행, 해양 스포츠를 즐겼다. 가족들은 1인당 3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을 자비로 구입해 해군의 출장 일정에 맞춰 현지에서 합류해 여행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대왕함에는 60여명의 하사 이상 군 간부가 승선 중이다.
세종대왕함은 1일부터 태평양 해상에서 진행 중인 종합전투능력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 12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세종대왕함은 국내 최초의 이지스함으로 올해 초 실전 배치됐지만 무기 체계, 작전 수행 등 성능이 검증되지 않아 7월 초부터 열리는 림팩훈련에 투입되기에 앞서 마지막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들의 볼썽 사나운 언행도 문제였다. 한 하와이 동포는 "한국은 천안함 때문에 난린데 작전 수행을 위해 온 군인들이 어떻게 가족들과 관광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참 골치 아픈 일이다. 근데 무슨 상관이냐'며 퉁명스럽게 대답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7월 초부터 40여일간 림팩훈련을 마치고 9월 초 귀국하면 되는데 이번에는 세종대왕함 성능시험을 위해 5월 초에 투입되면서 파견 기간이 당초 두 달에서 네 달로 늘어났다"며 "가족들과 오랜 기간 떨어져 있다 보니 군 사기 차원에서 주말을 이용해 원래 보장돼 있는 간부들의 외출을 허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림팩 (RIMPAC)
Rim of the Pacific Exercise·2년마다 열리는 미국 중심의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으로 해군은 1990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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