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이 독주하다시피 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진검 승부가 시작됐다. 국내외 휴대폰 업체들이 잇따라 하반기 시장을 겨냥한 전략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아이폰 견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에릭슨, 삼성전자, HTC 등이 잇따라 이달 중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고 아이폰의 아성에 도전한다. 각 사는 디자인에 공을 들이고 특정 기능을 강화해 아이폰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만큼 이용자들은 취향에 맞춰 즐거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X10' 워크맨 전통 계승 음악기능 막강
우선 소니에릭슨이 이날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10'을 공개하며 포문을 열었다. 소니에릭슨의 장점은 과거 소니의 휴대용 녹음기 '워크맨' 시절부터 이어져온 강력한 음악 기능이다. 한동안 유럽에서 이 업체의 '워크맨폰'은 디지털 음악파일을 재생하는 MP3 기능이 뛰어난 휴대폰으로 통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강력한 음악 재생 기능과 함께 '인피니티'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다. 인피니티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관련된 사진, 동영상, 문자메시지 등을 모두 보여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특정 가수의 음악을 듣다가 인피니티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 음악파일, 인터넷 정보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또 SK텔레콤, NHN 등과 제휴를 맺어 싸이월드, 미투데이 등을 실행할 수 있도록 사회관계형서비스(SNS)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4인치의 큼지막한 화면을 채택했으며 빠른 프로그램 실행을 위해 컴퓨터(PC)의 두뇌에 해당하는 프로세서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1㎓를 장착했다. 또 81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 한국에만 유일하게 적용한 16기가(GB) 외장 메모리 등을 채택했다.
그래서 소니에릭슨은 이 제품을 '몬스터폰'으로 부른다. 기능이 강력하다는 점을 괴물에 빗댄 뜻이다.
그러나 운용체제(OS)가 최신판인 '안드로이드 2.1'이 아닌 '1.6'이어서 동시에 화면의 두 군데를 한꺼번에 눌러서 사진 등을 키우거나 줄이는 멀티터치가 되지 않는다. 소니에릭슨 측은 "4분기에 안드로이드 2.1로 갱신해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니에릭슨은 이 제품을 SK텔레콤을 통해 이달 말부터 80만~90만원대에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 동영상기능·휴대성 동급 최강
삼성전자는 8일 '아이폰 킬러'로 알려진 비장의 무기인 스마트폰 '갤럭시S'를 공개한다. 공교롭게 이날은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개발자회의에서 아이폰 후속 제품인 '아이폰 4.0'을 발표할 예정이다. 갤럭시S의 포인트는 막강한 동영상재생 능력에 있다.
이 제품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2.1과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해 동영상 재생 속도를 강화한 1㎓ 프로세서를 장착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삼성이 내놓은 '웨이브폰'에 이어 화면이 밝고 선명한 수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채택했다. 아울러 국내에 나와있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은 9.9㎜ 두께여서 휴대성은 다른 제품들을 압도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해외에서 이미 예약 주문이 100만대에 이른다. 일본 NTT도코모 등은 하반기 전략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 출시는 15일쯤 SK텔레콤을 통해 나올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구글 '넥서스원' 최신 OS 안드로이드 2.2 장착
구글이 강력하게 밀고 있는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도 이달 20일께 KT를 통해 국내 상륙한다. 넥서스원의 특징은 최신 OS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대만의 HTC에서 제조한 이 제품은 '프로요'로 알려진 최신 OS 안드로이드 2.2를 장착할 예정이다. 프로요는 노트북 등이 스마트폰을 연결장치로 삼아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테더링 기능 지원, 강화된 보안 및 백업 기능 등이 특징이다.
KT는 이를 통해 아이폰 위주의 스마트폰 전략을 구글 안드로이드폰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드로이드폰 진영은 아이폰만큼 응용 소프트웨어가 많지 않은 점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사방의 공세를 막아낼 애플의 카드는 아이폰 4.0이다. 아이폰 4.0이 기존 아이폰 3GS와 확연히 다른 점은 전화를 받으면서 다른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멀티태스킹 기능과 업체들이 사내 전산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는 빌트인 기능이다. 그만큼 애플이 기업 시장을 의식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다양한 전략폰이 쏟아지면서 스마트폰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각종 요금제와 가격 및 주로 많이 쓰는 이용 환경을 고려해 적합한 스마트폰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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