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의 절개를 모독하지 마라."
3일 낮 12시. 문화체육관광부 정문 앞에서 난데없이 춘향을 살려내라는 목소리가 울렸다.
전북 남원시에서 올라온 춘향문화선양회 회원들이다. 이들 40여명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와 제작사인 바른손 등에 "영화 '방자전'이 춘향을 포르노배우로 묘사하고 있다"며 "당장 상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춘향문화선양회 박동섭 차장은 "방자가 춘향을 범한다는 부분도 사실을 왜곡한 것이고 더구나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을 외설적으로 풀어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춘향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데 대해 분개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80년 동안 춘향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고 유감이다. 작품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지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영화 '방자전'은 방자와 춘향이 사랑을 하고 이몽룡이 출세를 위해 춘향을, 주인공 춘향은 신분 상승을 위해 이몽룡을 서로 이용한다는 해석을 담고 있다. 2일 개봉 첫 날에만 16만 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