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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6월 6일 오후1시 여의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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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6월 6일 오후1시 여의도역

입력
2010.06.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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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휘 선생님은 2000년 2월 서울 노원구 당현초등학교 6학년 3반 졸업생 34명과 '아름다운 약속'을 했습니다. 어린 제자들이 편지지에 자신의 꿈을 적고, 10년 후에 다시 만나 꿈을 개봉하기로 했습니다. 편지는 여러 겹으로 단단하게 포장하고 튼튼한 상자에 넣어 저마다 밀봉 사인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타임캡슐'을 만들었습니다. 10년 후 다시 만나자는 그 약속을 끝으로 이 선생님은 26년간 봉직한 교직을 떠났습니다. 그 사이 여러 번의 이사가 있었고 지금은 서울을 떠나 부산서 살고 있지만 타임캡슐은 소중하게 보관해 왔습니다. 10년 후의 약속장소가 6월 6일 오후1시 여의도역입니다.

이 선생님은 제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번호 순으로 이름을 외우고 있습니다. 담임을 맡았던 1년 간의 기록을 보관해서 제자들의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을 고스란히 간직해왔습니다. 열세 살의 제자는 이제 스물세 살이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성장해가는 동안 이 선생님도 노력했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 되기 위해 '절차탁마(切磋琢磨)'를 다했습니다. 국가공인 예절지도사가 되었고 시조시인으로 데뷔하고 시낭송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아름다운 청년이 되었을 그들이 만나 개봉할 타임캡슐 속 10년 전의 꿈이 저도 궁금해집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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