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 개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3일 오전 마감된 개표결과, 진보성향의 곽노현(55) 후보가 34.34%를 득표해 보수성향의 이원희(58) 후보를 1.12%포인트 앞서며 당선됐다. 5만표도 안 되는 근소한 차이의 승리였다.
2008년 교육감 선거에선 보수성향의 공정택 후보가 진보성향의 주경복 후보를 1.8%차로 이겼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 후보가 더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강남 3구'에서 쏟아진 몰표로 공 후보가 승리했다. 강남 지역에서 공 후보의 지지율이 주 후보의 3배에 달해 4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났던 것이다.
이번 선거도 비슷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용산, 중랑, 서초, 강남, 송파, 강동과 중구 등 7 곳에서만 이 후보가 우세를 보였고 18개 구에서는 곽후보가 더 높은 득표를 했다. 강남과 서초 지역의 경우 이 후보의 득표율이 곽 후보 보다 2배 정도 앞섰다.
2일 오후 6시 개표 시작부터 곽 후보가 2% 포인트 가량 줄곧 앞서나갔지만 서초구 개표함이 열리자마자 이 후보의 득표율이 크게 올라 한 때 곽 후보를 추월하기도 했다. 강북지역 개표가 이어지면서 재역전 됐다. 다시 2% 포인트 이상 차이가 벌어졌지만'강남3구'개표가 늦어 막판까지 승부를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강남 몰표'의 재연은 없었다. 이 후보가 곽 후보에 비해 강남 3구에서 높은 득표를 했지만, 곽 후보 역시 이 지역에서 27~32%의 고른 득표를 하면서 선거 전체의 승패를 좌우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선거결과를 두고 일찌감치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측이 곽 후보로 표를 결집시킨 반면 보수측에서는 후보가 난립하면서 표가 분산된 게 보수의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두 여성 후보인 남승희(57) 후보와 김영숙(57) 후보가 강남 지역에서 각각 10% 내외를 득표함으로써 이 후보의 당선을 막고 결과적으로 곽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이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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