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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2 이후/ 한나라당 패장 정몽준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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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2 이후/ 한나라당 패장 정몽준 '가시밭길'

입력
2010.06.0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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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해진 한나라 차기 대선 구도

한나라당의 6ㆍ2 지방선거 패배는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 구도를 좀더 복잡하게 만드는 계기도 만들었다. 역설적이지만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 경쟁은 좀 더 다이내믹하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나라당 내 유력 차기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언뜻 일정 부분 부담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일부 나오는데다,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수 선거도 무소속에 졌기 때문이다. 입지에 타격을 입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반대의 시각도 있다. 선거 패배 책임은 일차적으로 당 지도부와 주류에 있는 만큼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재'를 통해 위상을 평가 받는 셈이다.

박 전 대표는 3일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왈가왈부하기 보다는 민심 수습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정몽준 대표는 일단 상처가 불가피하다. 그가 이날 선거 패배 책임 차원에서 사퇴한 만큼, 당분간 험로도 예상된다. 선거 결과가 좋았다면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재선출 될 가능성이 컸지만, 이제 향후 정치 행보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선거 패배의 책임을 '관리형 대표'인 정 대표에게만 모두 씌울 수 없다는 시각도 당내에 있다. 때문에 그가 향후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측근은 "당장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서도 "여론 흐름 등을 볼 것"이라고 여지는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 대표의 사퇴 소식을 들은 뒤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이날 밤 국제축구연맹(FIFA) 회의 참석 등을 위해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했다.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는 차기 주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오 시장은 고전 끝에 당선이 되긴 했지만 초선 시장 때와는 위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2012년 대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본인은 "대선 출마를 위한 서울시장 중도 사퇴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그때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 지사는 여당 패배 속에 유일하게 수도권 승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내며 재선이 된 만큼 역시 위상이 남다르다. 이번 선거를 거치며 가장 주가를 올렸다. 당장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도 크다. 당 안팎에 "차기와 관련해 김 지사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말도 많다.

정운찬 총리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잠재적 대권 경쟁 주자들이다.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특별한 득실은 없지만 여권 전체의 역학과 관련해 항상 주시해 봐야 할 대상이다.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도 차기 또는 차차기 등을 감안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이 같은 다양한 인사들의 잠룡 경쟁은 여권으로선 여러모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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