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의 보유자산 중 80% 이상이 부동산(특히 주택)에 집중돼 있으나 장기적으로 부동산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금융 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는 3일 내놓은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 분석’보고서에서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주택 투자의 매력이 크게 떨어진 반면, 고령화 진입으로 안정적 노후를 위한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노동연구원 노동패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국내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85.2%로 금융자산(14.1%)보다 5배나 높았다. 이런 부동산 편중 현상은 미국(36%) 캐나다(50%)는 물론이고 일본(61.7%)과 비교해도 심한 것이다. 특히 주택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부동산 자산의 84.8%가 주택자산(보유주택ㆍ임대보증금)이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주택 등 부동산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와 주택가격(전국) 수익률이 외환위기 이전(1993년 4월~97년 7월)에는 각각 0.8%와 0.7%로 차이가 없었으나, 외환위기 이후(98년 9월~2009년말)로는 각각 178.8%와 72.3%로 주가 수익률이 더 높았다.
강민석 수석연구원은 “부동산은 ‘불패신화’를 남기며 대표적 자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며 “주거안정 수단으로서의 투자가치는 있겠으나, 앞으로 집값이 예전처럼 장기상승세를 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현금화가 쉬운 금융자산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은행 예ㆍ적금에서 벗어나 금융자산도 적절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주식, 펀드, 연금, 리츠 등으로 분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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