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았다.'
5선의 현역 최고령 이용희(79)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보은, 옥천, 영동군수 선거에서 이 의원의 후광을 입은 자유선진당 후보들이 싹쓸이 당선해 이 의원 조직이 또 한번 위력을 발휘했다.
이 지역은 '이용희 당'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의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곳. 민선 4기에도 이 의원이 공천한 군수 후보 3명이 나란히 당선됐고, 이들의 재선을 의심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6.2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보은, 옥천군수가 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유력 후보가 사라지자 당원과 지지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더욱이 사정기관의 칼날이 이 의원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설이 퍼지면서 정가에서는 '이용희 시대가 가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흘러 나왔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 몰린 원로 정치인은 정치 생명을 건 승부수를 띄웠다. 도의원 후보를 군수 후보로 돌리는 등 '대타 작전'을 감행하며 자신의 조직을 풀가동했다.
그는 팔순의 나이에도 아랑곳 않고 하루 200㎞ 가까이 선거현장을 누비며 흐트러진 조직을 정비하고 전선을 진두 지휘했다. 그가 현장을 누비면서 선거 초반 경합으로 분류되던 옥천군수 선거 판이 격차를 벌리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위기에 몰린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자유선진당은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자유선진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반세기 동안 공을 들인 정치원로의 탄탄한 조직력이 위기의 순간에 진가를 발휘했다"며 "보은, 옥천, 영동 등 충북 남부권에서 만큼은 '이용희 당'이 세종시나 천안함 사건 등 선거 이슈를 뛰어넘는 위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영동=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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