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디지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운용체제(OS)를 개발해 공개했다.
인텔은 2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페이 2010' 행사에서 새로 개발한 OS인 '미고(MeeGo)'를 선보였다. 미고는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와 손잡고 리눅스를 토대로 개발한 OS. 넷북, 데스크톱 PC, 태블릿PC,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고의 가장 큰 특정은 OS가 다양한 기기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넷북, 스마트폰, PC, 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즉, 각 기기에 맞춰 별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필요가 없어 개발자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이용자도 편리하다.
특히 인텔이 겨냥하는 것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시장이다. 인텔과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스마트폰 시장을 잡으려면 애플의 '아이폰 OS 4.0'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7'같은 OS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TV 시장도 구글과 애플 등에서 시도하는 스마트TV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TV는 PC 기능이 결합된 TV로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도 얻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전송받아 이용자 마음대로 기능을 구성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인텔이 내놓은 미고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로 대표되는 미래 정보기술(IT)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이와 함께 인텔은 이날 응용 소프트웨어를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인 '인텔 앱업 센터'을 시험 공개했다. 인텔 앱업 센터는 미고가 설치된 스마트폰, 스마트TV, 넷북, PC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응용 소프트웨어들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인텔의 발표에 맞춰 일부 IT업체들이 미고를 사용하겠다고 공표했다. 대만 노트북 업체인 에이서는 올해 안에 미고를 탑재한 넷북을 출시할 예정이며 PC업체 아수스도 내년에 미고가 설치된 다양한 기기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인벤텍과 콴타는 행사장에서 미고를 장착한 태블릿PC 를 시연하기도 했다. 또 유럽의 이동통신업체인 오렌지와 텔레콤이탈리아도 인터넷TV(IPTV) 등에 미고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 기기용 OS 및 응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이어 인텔까지 가세하며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 입장에서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만 다양한 OS의 난립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어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은 얼마나 많은 하드웨어 업체들의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OS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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