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비 안개 등으로 날씨가 나쁜 날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미국에 비해 최고 10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국립기상연구소의 도로기상정보시스템 국내외 현황에 따르면 2001년 한국의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은 눈 오는 날 4.2%, 비 오는 날 4.1%, 안개 낀 날 11% 로 기록됐다. 반면 미국은 10년(1995~2005년)간 평균 치사율이 눈 오는 날 0.4%, 비 오는 날 0.5%, 안개 낀 날 1.6%에 불과했다. 미국의 조사기간과 비슷한 경찰청의 10년(1996~2006년)간 교통사고 치사율 역시 눈 오는 날 4.2%, 비 오는 날 4.9%, 안개 낀 날 12.6%에 달하는 등 궂은 날 교통사고 치사율이 미국에 비해 7~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악(惡)기상 때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것은 날씨에 따른 도로상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는 곳이 없고 관계기관 간 소통도 부족해 큰 사고가 잦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도로기상 관측은 국토관리청, 서울시, 한국도로공사 등이 각각 담당하고 있지만 상호 기상정보 교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관측지점도 각각 4, 5군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연방고속도로청과 미 기상청 상급기관인 해양대기관리처가 업무협약을 맺고 모든 고속도로의 기온, 습도, 시정, 노면온도, 결빙 정도 등을 전광판과 방송으로 안내하고 있다. 또 호주는 350개 지점, 일본은 1,000개 지점에 도로기상관측장비가 마련돼 있으며, 영국은 인터넷을 통해 5분마다 도로망을 따라 기상레이더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도로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공동연구 및 시스템 구축을 추진, 날씨로 인한 돌발 사고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최근 기상청 주최 도로기상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국립기상연구소 응용기상연구과 박영산 연구관은"도로의 날씨 정보 수집 및 제공이 부실해 눈, 비 등으로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고위험 도로 주변에 기상센서를 설치하고 전광판, 경고등과 같은 장비로 미리 기상정보를 알려주기만 해도 대형사고는 확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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