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결전지 입성을 앞둔 '허정무호'에 '박지성 보호령'이 발령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일 오후(한국시간) 노이슈티프트 캄플 구장에서 스페인과의 최종 스파링(4일 오전 1시ㆍ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슈타디온)에 대비한 마지막 전력 점검을 실시했다. 훈련 시작 15분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훈련에 박지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지성은 지난달 30일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라루스와의 친선경기(0-1)에서 경미한 오른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박지성은 당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 전반전 45분을 소화한 후 하프 타임에 염기훈(수원)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박지성은 1일 티볼리노이슈타디온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제외됐다. 최주영 의무팀장과 함께 경기장 주변을 가볍게 걷는 것으로 훈련을 대신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스페인전 출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가벼운 근육통"이라고 박지성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2일에는 아예 훈련장에 나서지 않아 부상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박지성은 숙소인 노이슈티프트 야그드호프에 머물며 최주영 팀장과 회복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팀 측에서는 박지성의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전 출전에 이상이 없는 수준이지만 대표팀 합류 전 장기간 시즌을 소화하며 피로가 누적됐고 무리할 경우 악화될 우려가 있어 훈련 강도를 낮추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박지성은 부상의 경중을 떠나 스페인전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는 "출전하더라도 부분적으로 기용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벨라루스전 이후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음을 고려한다면 박지성은 벤치에서 스페인전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이 스페인전에 결장할 경우 승패를 떠나 대표팀의 손실은 매우 크다. 허 감독은 '가상 아르헨티나'인 스페인을 상대로 베스트 11을 출전시켜 공수를 최종 점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의 부상으로 허 감독의 구상은 불발될 공산이 커졌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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