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년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는 경제활동의 핵심 축이고, 가정에서는 자녀들을 돌보고 노부모를 모셔야 하는 버팀목이다.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건강을 챙길 여력이 없다. 노화의 신호탄인 주름, 흰 머리, 노안 등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다가 관절의 노화가 시작되면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다. 200여 개의 크고 작은 뼈로 구성돼 있는 관절은 보통 하루 평균 10만 번 정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본격적으로 관절의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에 들어서면 관절이 여러 가지 질환에 시달린다. 중년에 나타날 수 있는 관절질환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쪼그려 앉는 습관으로 안쪽 무릎만 닳아
중년에 가장 조심해야 할 관절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닳거나 손상돼 생긴다. 관절 연골도 노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계단 오르내릴 때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이지만, 연골 파괴가 심해질수록 다리가 휘거나 걷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이 심하면 잠을 설치고, 무릎에서 '드르륵'하는 소리가 크게 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쪼그려 앉는 생활습관이 있어 무릎 관절 중 안쪽만 닳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 겹쳐지면서 마찰이 많이 생기는 무릎 안쪽 연골만 닳는 것이다. 무릎에는 내측관절, 외측 관절, 슬개대퇴관절 등 3개의 관절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 3개의 관절이 모두 닳는 경우는 60~70%, 하나의 관절만 닳는 경우는 약 30~4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퇴행성 관절염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관절 연골이 너무 닳아 제 기능을 할 수 없어지면 망가진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 한다. 인공관절 치환술에는 관절을 모두 바꾸는 '전(全)치환술'과 일부분만 바꾸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무수혈ㆍ최소 절개하는 부분치환술 회복 빨라
요즘은 관절이 완전히 못 쓰게 될 때까지 참고 참다가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정상 관절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렇게 관절이 일부만 손상되었을 때에는 전치환술보다는 부분치환술이 효과적이다.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보통 안쪽 연골이 부분적으로 닳았을 때 손상된 관절만 인공관절로 교체하고 정상 관절은 남겨둬 자기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법이다. 부분치환술은 전치환술보다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전치환술은 절개부위가 15~20㎝인데 반해, 부분치환술은 그 절반 정도인 7㎝ 정도에 불과하다. 절개부위가 절반으로 줄어듦에 따라 수술시간도 기존의 1시간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입원 기간도 1주일 정도로 전치환술의 절반 수준이다.
이 밖에 피를 수혈받지 않고 수술을 받을 수 있고, 통증이 적어 수술 후 회복이 빠른 것도 부분치환술의 큰 장점이다. 힘찬병원에서 부분치환술을 시술한 50명을 조사한 결과, 50명 모두 무수혈로 시술했으며, 43명(85%)은 수술 다음 날 바로 보조기구 없이 걸을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첨단 위치추적장치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더욱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적외선 카메라로 시술 부위와 각도 등을 정확히 추적해 수술의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부분치환술의 또 다른 장점은 자기 관절을 보존하기 때문에 관절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부분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80~90%는 책상다리 등 좌식 생활을 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무릎이 완전히 구부러져, 활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부분치환술은 관절 안쪽 연골의 손상 부위가 절반 이하이고, 무릎 전방십자인대와 내측인대도 정상이며, 다른 부위에 염증이 없는 경우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절개 부위가 적어 수술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수술이 까다로워 숙련된 의사에게 시술 받아야 한다.
조기현 강남힘찬병원 주임과장은 "아직도 인공관절 수술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며 "최근에는 인공관절의 재질이 발달해 수명이 길어지고, 부분치환술처럼 관절의 일부만 바꿔주는 수술도 가능할 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시술을 할 수 있어 수술 만족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무릎관절염 무료 수술 지원해 드립니다
㈜한화증권과 힘찬병원이 손을 잡고 올 12월까지 무릎 관절염 환자를 위한 무료 수술 지원 캠페인을 펼친다. 이 캠페인은 ㈜한화증권이 환자의 경제수준과 나이 등을 고려해 수술 대상자를 선정하면, 힘찬병원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력체제로 운영된다.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한화증권 사회봉사팀(1588-8758)으로 문의하면 된다. 힘찬병원은 2008년 보건복지부 제2차 전문병원 시범사업 의료기관으로 지정됐으며, 한 해 1만 건 이상의 관절수술을 시행해 국내 관절 수술 건수 1위를 달리는 관절 전문 병원이다. 현재 서울 강북(도봉), 강남(송파), 목동, 부평, 인천(연수)병원 등 모두 5개 병원이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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