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鳩山) 총리의 2일 퇴진 표명으로 새 민주당 대표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의원 다수당인 민주당 대표는 총리지명선거를 거쳐 총리가 된다. 정권 실세로 함께 물러난 오자와(小澤) 간사장의 향후 역할도 주목된다.
4일 민주당 중ㆍ참 양원 총회에서 의원 투표로 선출될 민주당 대표 후보군에 우선 거명되는 인물은 민주당 대표 경력자들이다. 대표 선거 출마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 부총리 간 나오토(菅直人) 재무장관을 비롯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장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장관 등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사실상 내각을 지탱해온 간 부총리를 유력 총리 후보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를 불과 한달 여 앞두고 총리ㆍ간사장 동반 퇴진이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는 당을 추스리는 안정적인 총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간 부총리가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오자와 간사장과 불편한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카다 장관은 오자와 간사장과 거리를 두고 있고 마에하라 장관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문제를 적극적으로 비판해왔다.
하지만 오자와 간사장과 거리를 두는 민주당 의원들쪽에서는 "간씨가 오자와씨에 의지하는 정권 구성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대항마를 내세우겠다"며 새 정권에까지 오자와 간사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을 경계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결국 간사장에서 물러난 오자와씨가 민주당 내에서, 다가온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가 초점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퇴진 결정을 밝히면서 "다음 주에 새 정권이 움직일 수 있도록 남은 일을 다할 뿐"이라며 "그 다음 일은 새 체제 사람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정권에 간여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7월 참의원 선거대책이 아무리 다급하다고 해도 정치자금문제에 책임을 지고 간사장에서 물러나는 오자와씨를 복귀시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당내 최대인 150명 안팎의 의원 그룹을 거느린 오자와 간사장을 이제부터 찬밥 대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자와 간사장을 탈당으로 몰고 가면 민주당 정권 자체를 유지할 수 없다는 불안도 적지 않다. 현재로는 오자와씨와 가까운 인물이 새 간사장을 맡아 민주당이 여전히 오자와씨의 영향력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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