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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어떻게 하나" 고민 깊어진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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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어떻게 하나" 고민 깊어진 美

입력
2010.06.0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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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였다. 이스라엘의 국제구호선단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좋게 말하면 매우 절제됐고, 나쁘게 말하면 사태의 본질에 대한 회피였다. 변화를 외치며 당선된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이 같은 이중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일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과의 면담 뒤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모든 당사자들의 신중하고 사려 깊은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전날 성명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스라엘을 직접 비난하지 않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철저하고 중립적인 조사를 원한다면서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신뢰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사회에서의 유대인의 뿌리 깊은 영향력을 고려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어정쩡한 자세는 민감한 시기에 닥친 외교적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 체결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면 목표가 큰 타격을 받게 됐고 아랍권에서 미국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미국 우방으로 간주되는 터키와 이집트마저 강경하다는 게 상징적이다. 이집트는 1일 가자지구로 인도적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국경통과소를 개방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라파 국경통과소는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데, 이집트는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에 동조해 이곳을 폐쇄해 왔다. 다부토글루 터키 외교장관은 1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쾌하다", "매우 실망했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미국은 분명한 비난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프가니스탄전 등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터키는 이번에 많은 희생자를 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통해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와의 단절을 천명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이것이 정치적 수사(修辭)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야만 하는 시험대가 됐다. 금융개혁법안과 건강보험개혁법안에서 정치적 승리를 거두며 내치 성과를 쌓아가고 있지만 국제 사회에서도 그의 정치적 리더십이 발휘될지는 미지수다.

열쇠를 쥐고 있는 이스라엘의 고집은 쉽사리 꺾일 것 같지 않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이스라엘이 아무리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다 해도 "이스라엘 정책집행자들은 과거에도 자주 그랬듯 이스라엘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극히 예외적인 인내심에 기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초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간부 암살사건 때도 숱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결국 각 국의 대응은 암살이라는 사건의 본질이 아닌,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의 위조 여권 사용에만 집중됐다고 FT는 꼬집었다.

이스라엘이 1일 억류 중인 외국 국적의 승선자 전원을 형사 기소 없이 즉각 석방 또는 추방키로 함으로써 추가적 분쟁의 소지는 상당히 줄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의 물품 반입을 확대할 방안을 국제사회와 협의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 봉쇄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무단 접근시 똑 같은 공격을 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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