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남, 인천, 강원, 충남, 충북, 제주 등 6·2 지방선거 격전지에선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벌어졌다. 특히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과 자유선진당의 안마당인 충남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와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선전하면서 고질적인 지역구도가 일부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후보 측은 개표가 진행될수록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투표 직후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0.2%포인트의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된데가 개표 초반을 지나면서 민주당 한명수 후보한테 역전당하자 탄식이 흘러나왔다. 오 후보 측은 초반 개표에서 5% 이상 앞서가는 것으로 나오자 "역시 이변은 없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캠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반면 한 후보측은 각종 여론조사와는 달리 초반부터 선전하자 들뜬 분위기였다. 한 후보 측은 "오 후보의 압도적 지지가 반영된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에서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선두다툼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측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면서도 다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무소속 김두관 후보에게 3%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오지 이 후보는 생수를 들이키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 후보는 "오차 범위이지만 도민들께서 변화를 선택한 것 같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김 후보는 굳었던 얼굴을 풀면서 미소도 지어 보였다.
인천에서는 초반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민주당 송경길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개표 초반 송 후보에 앞섰지만 곧바로 역전을 허용한 뒤 3%포인트 차이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했다. 안 후보는 밤 11시쯤 후보 캠프사무실에 들러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시민들한테는 그게 잘 안 보인 것 같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부덕 때문"이라며 사실상 패배 선언을 하고 자택으로 돌아갔다. 반면 송 후보는 일찌감치 "선거운동 과정에 만난 시민들로부터 지난 8년간의 '안상수 시장'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교체의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강원지사 후보들의 표정도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이광재 후보는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를 6.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예측되자 기뻐했다. 개표 상황에서도 민주당 이 후보는 격차를 3%포인트에서 5%포인트까지 늘렸다. 이광재 후보는 "변화를 바라는 도민들의 마음이 표로 연결된 것"리라고 승리를 예고했다.
충북도 접전을 펼쳤다.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개표 초반 7%포인트가량 앞서갔지만 밤 11시 30분이 지나면서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역전하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와 이 후보간 1.1%포인트의 초박빙 접전지역으로 예상됐던 만큼 승부는 자정이 넘어서야 결정됐다. 이 후보는 유세기간 동안 정 후보와의 격차를 줄인 기세를 몰아 승리를 장담했고, 정 후보도 재선의 안정감과 중앙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내세워 당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충남지사 후보들도 극도의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를 2~4%포인트로 계속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양 후보 진영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양 후보 측은 개표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각 젊은층의 투표율과 장년층 이상의 지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주도도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였다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명관, 우근민 후보가 접전을 벌였다. 최근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과 단일화에 성공한 현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1~3%포인트가량 앞선 가운데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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