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넘어 again 2002를 위해.'
2010 남아공 월드컵(6월11~7월12일ㆍ한국시간)에서 유쾌한 도전에 나서는 '허정무호'가 1일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 남아공행 진군을 위한 닻을 힘차게 올렸다.
허정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이날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참가할 태극전사 23명을 발표했다.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이동국(전북)이 12년 만에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출전 이후 경기력 저하와 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2002년 한일, 2006년 독일 등 두 번의 월드컵 출전이 잇따라 좌절됐던 그다. 허 감독은 "이동국이 허벅지 부상 상태가 일주일 후면 경기에 완전하게 뛸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고심 끝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근호(이와타)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 등 3명은 엔트리에서 제외돼 무릎 인대가 파열된 곽태휘(교토)와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남아공을 누빌 월드컵 대표팀은 역대 최고로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등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10명이 포함됐다. 기존 가장 많은 해외파가 본선에 참가한 2002년과 2006년 당시의 7명보다 많다. 4년 전 독일 대회 때보다 선수들의 평균 신장과 몸 무게도 각각 2.2㎝, 1.5㎏ 늘었다.
월드컵에 3회 연속 출전하는 안정환(다롄 스더) 김남일(톰 톰스크) 등 노장들에다 스물 한 살 동갑내기 이승렬(서울) 김보경(오이타) 등 '젊은 피' 2명도 합류했다. 베테랑들의 경험과 신예들의 패기가 한 데 어우러져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를 모은다.
4,800만 붉은 악마는 '8년 전의 기적'을 믿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이 내세운 남아공 목표는 16강. 역대 원정 월드컵에서 한번도 16강에 들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7위인 한국의 B조 조별리그 상대는 그리스(13위) 아르헨티나(7위) 나이지리아(21위). 확실한 '1승 제물'이 없는 험난한 여정이다. 허 감독은 "모든 책임을 지겠다.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4일 오전1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슈타디온에서 스페인(2위)과 월드컵 최종 평가전을 치른 뒤 5일 남아공에 입성한다. 16강 진출의 운명을 가를 그리스와의 1차전은 12일 오후 8시30분 킥오프된다.
●월드컵대표팀 최종 엔트리(23명)
▲GK= 이운재(수원)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
▲DF= 이영표(알 힐랄) 김동진 오범석(이상 울산)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강민수(수원) 김형일(포항)
▲MF= 박지성(맨유) 김보경(오이타) 이청용(볼턴) 김재성(포항)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 김남일(톰 톰스크)
▲FW= 박주영(AS모나코)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염기훈(수원) 이승렬(서울)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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