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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선거를 구조 조정하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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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선거를 구조 조정하면 달라진다

입력
2010.06.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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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들의 표심은 이미 정해졌다. 이제 시선은 개표 결과에 쏠리고 있다. 막판까지도 여야의 텃밭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는 판세가 안개 속에 있다.

선거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 중 하나는 이번 선거가 정권 임기 중간 시점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최근 20여 년 간의 선거 결과를 복기해보면 공통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임기 초에 실시된 지방선거나 총선에서는 여당 압승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임기 말 선거에서는 여당 참패와 야당 대승으로 귀결됐다. 임기 중간에 치러진 선거에서는 어정쩡한 결과가 나왔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선거 결과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임기 중 두 번째 해인 2004년 4월 실시된 총선에서는 신생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탄핵 바람'을 등에 업고 이례적으로 과반 의석을 얻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임기 말인 2006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16개 광역단체장선거 중 전북을 제외하고 15곳을 놓칠 정도로 참패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치러진 총선에서도 여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해 기세를 올렸다.

이처럼 표 쏠림 현상이 생기면 후유증이 적지 않다. 임기 초반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은 독주와 독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또 여당이 임기 말 선거에서 참패하면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하고 국정 운영이 흔들리게 된다. 임기 초나 임기 말 선거는 대통령 임기(5년)와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임기(4년)가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엇박자 임기로 인해 정권에 따라 총선과 지방선거 시점이 달라지게 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여야 의석의 격차가 적어야 한다. 의석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법 중 하나가 중간 선거를 가급적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선거 주기를 구조조정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의 임기를 4년 또는 5년으로 통일하고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대선과 대선 사이에 배치하면 된다. 이들의 임기는 헌법에 규정돼 있으므로 선거 주기를 개혁하려면 개헌해야 한다. 앞으로 개헌 논의를 할 때는 무엇보다 선거 주기 조정 방안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덧붙여서 선거일에 대해서도 구조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계속 추락하고 있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 10년간 실시된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의 투표율 평균은 56.9%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투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6위에 그쳤다. 부끄러운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해야 정치가 바뀐다"고 백날 홍보해 봐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남녀노소 유권자 모두가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식 선거일(수요일) 직전 토요일 등 주말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지난 대선 때부터 미국이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조기 투표'(early voting)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기 투표는 공식 투표일 전에도 일정 기간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그 절차는 부재자투표에 비해 간단하다. 조기 투표 제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는 얘기도 있다. 선거 구조 조정을 하면 투표 결과가 달라진다.

하지만 여야의 이해 득실 차이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에는 시간이 걸린다. 당장 오늘은 유권자 스스로 투표장을 찾아 중간 평가를 하는 길밖에 없다.

김광덕 정치부장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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