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이 1일 영하로 내려가는 등 동해안 지역이 30여년 만에 최악의 이상저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대관령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10.7도나 낮은 영하 1.7도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 대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1년 이후 6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이로 인해 이날 대관령에서는 지난해보다 33일이나 늦은 서리와 얼음이 관측됐다.
이러한 저온현상은 대관령만이 아니다. 5월 하순 속초, 강릉, 울진, 영덕, 포항,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의 평균 기온은 15.4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낮고 평년(18.2도)에 비해서도 2.8도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기온은 16.7도로, 평년(18.4도)보다 1.7도 낮다.
이러한 이상저온으로 동해안 농어민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동해 연안 수온(11.8~14.8도)까지 평년에 비해 최고 3.3도까지 떨어지면서 경북 연안의 도루묵, 가자미 등의 어획량은 평년에 비하여 31% 감소했고 오징어 어획량은 27% 감소했다. 또 고랭지 농사에 악영향을 미쳐 6월 고랭지 무와 감자의 생산량이 10%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동해안 지역의 저온현상은 몽골 위 쪽 바이칼호에서 일본 북쪽 오호츠크해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 강하게 형성된 기압능(능선처럼 솟아오른 기압)이 한반도 북쪽 상공에 벽을 형성해 남쪽의 따뜻한 바람의 유입을 막고 있는 탓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기상청관계자는 "찬 공기가 동쪽에서 유입되는 한반도 주변 기압 구도에다 지면과 공기가 함께 차가워지는 복사냉각현상까지 더해져 태백산맥 동쪽 지역의 기온이 유난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2일 이후 점차 기온이 상승해 평년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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