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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하토야마, 조기퇴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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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하토야마, 조기퇴진 위기

입력
2010.06.0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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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 사민당 연정 탈퇴 등으로 일본 국민의 지지를 잃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진퇴의 기로에 섰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민주당 의원들이 이대로는 선거 참패라며 거세게 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러날 뜻이 없는 하토야마 총리는 연일 민주당 실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과 만나 현 정권 유지 방침을 거듭 확인하고 있지만 당내 퇴진 요구가 그리 쉽사리 수그러들진 않을 전망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1일 오자와 간사장,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민주당 참의원 의원회장과 만나 자신의 진퇴 문제를 포함한 정국 타개 방안을 논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회담 직후 오자와 간사장은 "오늘은 3인이 국회 정세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며 "내일 이후 계속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당직자들이 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참의원의 의견을 들을 기회를 만들 것을 검토키로 하면서 총리직 유지 의사를 표명해 이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오자와 간사장은 연정에 참여한 국민신당 대표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금융담당장관과 회담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하토야마 체제 지지를 표명하는 가메이 장관에게 "총리가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나는 선거에 온 힘을 다하겠다"며 "총리 진퇴문제에 이러쿵 저러쿵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체제를 일단은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민주당내 분위기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다카시마 요시미쓰(高嶋良充) 참의원 간사장은 전날 당 주요간부 회의 후 "상황이 매우 심각하므로 사태 타개책을 참의원쪽에서 요청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 대응할지는 총리의 결단에 달린 것"이라며 퇴진 요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권교체 8개월여만에 하토야마 총리가 진퇴의 위기에 몰리는 것은 불투명한 정치자금 논란에다 최근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약속을 지키지 못해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이대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참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여론이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텐마 미일 합의에 반대해 연정을 이탈한 사민당도 하토야마 총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사민당은 자민당 등 야당이 검토 중인 총리 문책안이 참의원에 제출될 경우 찬성키로 당론을 정했다. 여당에서 반란표 몇 표만 나와도 문책안이 통과될 상황이다. 마타이치 세이지(又市征治) 사민당 부당수는 "하토야마 체제로는 선거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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