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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떼 '전쟁과 일상' 전/ 참혹했던 한국전쟁, 그때 그 시절 생활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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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떼 '전쟁과 일상' 전/ 참혹했던 한국전쟁, 그때 그 시절 생활 모습은…

입력
2010.06.0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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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참혹했지만 사람들의 일상은 계속됐다. 한국전쟁 60주년에 즈음해 전쟁 당시의 일상생활을 되살린 전시들이 열린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떼(관장 신영수)는 포탄, 드럼통, 전화선 등 한국전쟁당시의 군용 폐품을 활용해 만든 생활용품 300여 점을 전시하는 기획전 '전쟁과 일상'을 1일 개막했다.

전쟁 때는 모든 것이 파괴됐고, 생활용품은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못쓰는 군용품은 널려있었다. 사람들은 이 폐품들을 모아 요긴하게 사용했다.

군용 드럼통을 가지런히 오려내면 교통표지판이 됐다. '화이바'라고 불린 헬멧은 나무막대기를 연결하면 인분을 푸는 바가지, 받침대를 달아놓으면 재떨이로 변했다. 미군들이 먹고 버린 코카콜라 캔과 연유통은 기와를 대신해 철판 지붕으로 썼고, 호롱불을 켜기 위한 작은 기름통이나 낚시 방울이 되기도 했다.

손재주가 많은 이들은 일명 '삐삐선'으로 불린 군용 전화선을 엮어 채반과 휴대용 가방으로 만들어 썼다.

탄피, 포탄 등 무기류도 사람들의 손길을 거치면서 새로운 물건이 됐다. 기관총 탄피를 얽어 모으면 가게 입구에서 신발의 흙을 터는 발판이 됐고, '방망이 수류탄'으로 불린 중공군 수류탄은 작은 절굿공이로 쓰기에 적당했다. 크기가 큰 로켓 포탄 탄피는 쓰레받기로, 실탄 박스는 도구를 넣는 연장통으로 변모했다. 총알은 침구사들이 휴대하기에 좋은 침통으로 쓰이기도 했다.

천이 귀했기에 군에서 사용된 섬유류는 폭넓게 활용됐다. 군복에 색을 들여 일상복으로 입는 일은 다반사였다. 두꺼운 군용 천막은 돈을 넣는 전대나 낚시가방으로 만들어졌고, 탄띠는 넝마 등을 짊어지는 어깨끈이 됐다.

전시에서는 이밖에 '북괴도발 못막으면 자유잃고 노예된다'는 반공 문구가 새겨진 상품 포장지, 중공군이 사용했던 밥그릇과 군복, 담요 등도 볼 수 있다. 20일까지 열린다. (02)733_2190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22일부터 8월 23일까지 한국전쟁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조명하는 특별전 '굳세어라 금순아'를 연다. 전쟁 자체보다는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고 당시의 생활 모습을 조명하는 방향으로 꾸밀 계획이다.

박물관은 이와 관련, 1일 전쟁 당시 임시 수도였던 부산의 모습을 담은 컬러 영상을 공개했다. 미군 군의관으로 참전했던 찰스 버스턴 미 코네티컷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10월 기증한 3분51초 분량의 이 영상은 부산에 피란한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농사짓는 모습, 풀빵장수와 국수장수, 싸전이 등장하는 시장 풍경, 강에서 벌거벗고 물놀이하는 아이들, 기관차의 모습 등 전쟁 중에 촬영한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장면들이다.

이 영상은 1952년 미군 비행장이 있었던 부산 수영만 주변(현재의 수영구)에서 촬영된 것이다. 박물관은 특별전 기간 중에는 이 영상을 홈페이지(www.nfm.co.kr)에서도 볼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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