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우남(53ㆍ사진)씨가 8편의 단편을 묶어 두 번째 소설집 (문예출판사 발행)를 펴냈다.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는 점에서 그의 첫 단편집 (2006)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작이 주로 가난과 폭력 등 사회구조적 요인에 의한 고통을 다뤘다면, 이번 책의 등장인물들은 병이나 죽음과 같은 개인적 체험에서 상처를 입는다는 차이가 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사회적 약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핍진하게 보여주는 데 치중했던 작가 김씨가 이번에는 상처 입은 자들의 유대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각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두 여성이 서로를 위무하는 모습을 그린 '안개가 있는 풍경', 유방암에 걸린 중년의 불자가 평소 의지하던 비구니가 출가 전 겪었던 어두운 과거를 접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낸다는 내용의 표제작이 대표적이다.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랑과 희생을 실천했던 한 성매매 여성의 죽음을 감동적으로 그린 '그 여자, 리리' 역시 상처를 들추는 일을 넘어 그것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자 하는 작가의 문학적 회심을 보여준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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