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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시 경제관리에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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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시 경제관리에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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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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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되고, 천안함 사태와 긴장 고조로 환율과 증시가 크게 요동쳤다. 정부는 2,8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 등을 활용해 환율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금융기관들도 위기에 대응하는 외환관리 체제를 상시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을 새삼 확인했다.

지난 주말부터 환율과 증시가 안정을 되찾은 데서 볼 수 있듯,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가 경제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 남유럽은 금융이나 실물 면에서 한국 경제와 관련이 적고, 남북 긴장도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유럽 재정 위기 교훈으로

나아가 남유럽과 달리 한국 경제는 세계적인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반적인 세계 경제가 회복함에 따라 수출과 생산이 늘어나고 실업이 줄어드는 등 소위 펀더멘털이 튼튼하다. 또한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금융기관과 정부가 그 동안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비교적 잘 대비하고 대처해서 짧은 시간 에 외부의 충격을 극복하고 있다.

이렇듯 남유럽발 재정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너무 우려할 필요가 없지만, 위기의 간접적인 교훈은 진지하게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남유럽발 재정 위기는 정부의 과대한 재정적자에서 비롯되었다. 정부가 빚은 많은데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마저 별로 없으니 이 빚을 상환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것이다.

이런 그리스의 재정적자가 GDP의 120%에 이르는 것에 비해 한국의 재정 적자는 아직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그리스 등의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다는 것이지, 우리의 재정적자가 마음 놓고 있어도 되는 수준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지난 10여 년에 걸쳐 한국의 재정적자는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도 재정적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공기업들의 적자를 포함시키면, 사실 한국의 재정적자 규모도 전혀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렇게 재정적자가 증가하는 현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고령화의 진행은 자동적으로 연금 및 의료보험비 지출의 증대를 의미한다. 이는 모두 미래의 재정적자 규모를 늘리는 요인이다. 또한 지방자치 정부의 낭비적인 예산 운영도 큰 문제이다.

여유 있을 때 허리띠 조여야

재정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이유는 남유럽발 경제위기나 천안함 사태와 같은 외부적 불안 요소가 발생하였을 때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재정적자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많은 빚을 얻어서 아파트를 사거나 증권에 투자한 사람은 아무래도 외부적인 충격에 의한 아파트 또는 증권 가격의 하락에 제대로 대응할 운신의 폭이 좁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누적된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정부는 외부 충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다행히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도 탄탄한 편이다.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괜찮은 기회가 온 것이다. 이렇게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 허리띠를 더욱 조여 매고 빚도 갚고 저축을 늘려 다시 올 어려운 시기에 대비하여야 한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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