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도승이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다.
31일 오후 3시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사직리 위천 잠수교 앞 둑에서 군위 지보사에서 수행 중인 문수(47)스님이 불에 타 숨져있는 것을 행인 이모(47)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위천변에서 연기가 나 갔더니 불에 탄 시신이 있고, 주변 잡초도 300㎡ 정도 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휘발유통과 함께 '4대강 즉각 중지 폐기하라', '부정부패 척결하라',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의 메모장이 발견됐다. 또 형제들에게는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다.
지보사에 따르면 문수스님은 3년 전 이 사찰로 온 후 선방에서만 지낼 정도로 수행에 정진했으며 4대강 관련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조계종 총무원은 호법부 감찰스님을 군위로 보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문수 스님이 군위읍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산 점으로 미뤄 자살로 보고 1일 부검을 하기로 했다.
군위=이현주기자 ms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