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의 대잠수함 전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때마침 미국이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해군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군은 한국군을 어떤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 서해상에서 한미 양국군이 훈련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무너진 서해 방어 태세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북한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 6월 말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한미연합 대잠훈련을 펼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훈련에 미 7함대 전력이 참가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함대는 핵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를 필두로 핵잠수함, 이지스함, 호위함 등 거대 군단으로 구성된다. 항모에 실린 전투기에는 각종 정밀타격무기가 탑재된다. J_DAM과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_28 폭탄은 북한의 핵 시설과 장사정포 등 지하 군사 시설을 겨누는 대표적 전략 무기다.
사실 항공모함의 전력은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 전체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1960년대 이후 정체된 북한군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미 함대가 서해에서 기동훈련을 하면서 코앞에 있는 평양을 들여다보는 상황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연합훈련은 일시적이다. 북한에 경각심을 주지만 충격 요법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ㆍ장기적으로 한국군의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천안함 사태에서 군은 대잠수함 탐지 능력에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은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미군이 빠지고 한국군이 도맡아 경계하고 있어 다른 해역에 비해 전력 강화 필요성이 더 크다. 군이 보유한 대잠 초계기인 P_3C와 링스 헬기는 필요에 따라 출격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한미 탐지 전력을 연동하는 것이 우선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군 탐지 장비와의 수준 차도 감안한 방안이다. 물론 무기 도입과 기술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전력 증강은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무기 하나를 도입하려 해도 족히 2, 3년 이상은 걸린다. 예산 제약도 있다. 군 관계자는 "현존하는 한미 전력을 최대한 공유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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