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구호선단을 막는 과정에서 친 팔레스타인 평화운동가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이에 아랍권 뿐만 아니라 유엔, 유럽연합, 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무슬림들에게 전 세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등 아랍권의 반발은 한층 격렬했다. 이스라엘이 2007년 이후 하마스를 고사시키기 위해 봉쇄정책을 이어왔던 가자지구 주변의 긴장감은 급기야 폭발 상황에 직면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700여명의 평화운동가와 구호품 1만여톤을 실은 6척의 구호선단('자유 함대'로 명명)은 30일 키프로스를 떠나 가자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들이 31일 새벽 가자 해안으로부터 65㎞ 떨어진 공해상에서 선단을 저지, 나포를 위해 대장선인 '마비 마르마라'호에 오르는 과정에서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외신들은 "특수부대원들의 진압에 탑승자들이 날카로운 흉기 등으로 저항하자 격분한 이스라엘군이 자동소총 등을 발사, 16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특수부대를 앞세워 민간인을 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총체적 조사를 국제사회에 주문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확실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