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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인사이드/ 美軍, 2월 아프간 오폭 조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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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인사이드/ 美軍, 2월 아프간 오폭 조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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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3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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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범 14명 제거 와중 700명 희생… '드론 전쟁' 논란

미군이 30일 이례적으로 지난 2월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오폭 사건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일명 ‘드론’(Droneㆍ무인항공기) 전쟁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민간인 33명을 사망케 한 이 사건은 드론이 수집한 잘못된 정보에 기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대 테러전을 수행하면서 드론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드론 전쟁은 사실 적지 않은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 뒤를 이은 하키물라 메수드 사살 때도 드론이 이용됐다. 알카에다 지도자 중 한 명인 아부 라이스 알 리비, 이슬람지하드연맹(IJU) 지도자인 나지미딘 잘로로프도 드론 공격으로 숨졌다. 더구나 이런 작전을 수행하면서 미국은 자국 병력의 손실을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정확한 분석과 정보만 뒷받침된다면 최첨단 기술력의 집약체인 드론이 미래 전쟁의 양상을 아예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3월 포린폴리시(FP)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킬컬렌 전 미 국방부 관리와 앤드류 익섬 예비역 미군은 지난해 3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미국이 드론 공격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이 지난 3년 간 파키스탄에서 고작 14명의 테러 지도자를 사살했는데, 이 과정에서 민간인은 약 700명이나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드론 공격에 따른 반미 감정을 고려하면 공격을 통해 없애는 것보다 많은 테러범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규군이 아닌 기계(드론)가 슬쩍 들어가 인명을 살상하는 것은 해당국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드론을 운영하는 요원들이 인접 국가 또는 미국 본토의 사무실에 편안히 앉아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공격을 주도하는 양태는, 생명 경시 같은 도덕적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한 미국의 비밀스런 태도가 문제가 된다. 드론 공격을 주도하는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드론 전쟁의 상세한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유엔이 정규군이 아닌 CIA의 드론 운영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필립 앨스턴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은 “국방부가 (드론을 운영하면) 아프간에서 오폭 사고가 발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가 드론을 운영하면 모든 과정이 개방될 것”이라며 “반면 CIA가 그 임무를 지속할 경우, 그들은 어떤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P는 근거가 희박한 막연한 추정에 근거해 민간인 희생을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우선 미국이 드론 전쟁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가 드론 목표물을 정한 경위, 목표물의 위험도, 공격 횟수 등 지금까지의 드론 공격 현황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제공해야 하고, 비판론자 역시 이를 바탕으로 여러 정당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FP는 “그러기 전까지는 민간인 희생 규모에 대한 온갖 근거 없는 억측들이 드론 논쟁을 지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3D 임무'에 적합… 세계는 무인기 개발 전쟁 중

무인항공기의 역사는 20세기 이후 전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연합군과 독일군은 모두 무인기를 운영했지만 냉전과 함께 다소 주춤해졌다. 하지만 냉전 이후 다시 국지전 발생이 빈번해지고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더욱 다양한 무인기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무인기의 최대 장점은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인명 피해 없이 실시간 적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밀한 센서로 광범위한 지역을 장시간 정찰해야 하는 지루한 임무(Dull)는 물론이고, 방사능 등 특수 오염지역에서의 작전수행(Dirty)이 가능하며, 적의 화력이나 방공망 제압 등 위험천만한 역할도 대신해 주는(Dangerous) '3D'임무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현재 용도에 따라 200여개의 모델이 나와 있는데, 더욱 소형화 경량화하는 추세다. 2015∼2020년쯤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 무인 항공기까지 출현할 전망이다. 파리나 모기만한 초소형 무인기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 컨설팅회사 틸그룹은 2010년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내 무인기 시장이 800억달러로 비약적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무인기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다. '프레데터' '파이오니어' '글로벌 호크' 등을 운용하는 미국은 세계 무인기 시장 70%를 장악하고 있다.

무인기 중 가장 뛰어나다는 글로벌 호크는 20km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장비로 지상 30㎝ 크기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다. 가장 크고 비싼 RQ-4 글로벌 호크의 대당 가격은 6,000만달러. 노스롭그루먼사가 개발했다. 경쟁사 보잉도 첨단 신형 무인정찰기 팬텀 레이를 지난 달 10일 공개했는데 정보, 감시, 정찰, 공격은 물론 공중 급유도 가능토록 설계됐다.

이스라엘도 미국에 버금가는 무인기 개발국이다. 이스라엘은 1982년 레바논 공습 때부터 무인기를 실전에 배치,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장시간 체공하는 무인정찰기 '헤론', 레이더 시스템을 공격하는 '하피' 외에도 저가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중국도 최고 시속이 750㎞로 7,000㎞ 범위 내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무인기'샹룽(翔龍·익룡이란 뜻)'을 실전 배치 중이고, 이란도 이스라엘까지 타격할 수 있는 '라드(Raad·천둥)'와 '나지르(Nazir·선구자)'의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프랑스ㆍ독일ㆍ러시아ㆍ벨라루스ㆍ그루지야·인도·파키스탄 등 40여개국도 무인기를 개발 중이거나 이미 실전 배치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 '공격 본능' 불어넣은 드론 '소리 없는 암살자'로 불려

미국 무인항공기 드론은 애초 정찰을 통한 정보 수집용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맞물려 기능이 한층 향상되면서 지상군 대신 공격에 투입하기 위한, 공격적 성향이 대폭 강화됐다. 1990년대 중반 코소보 사태 때 첫 선을 보였던 것이 점차 정확성과 파괴력까지 갖추면서 이라크는 물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1994년 미 중앙정보국(CIA)와 미공군 주도로 현재의 드론의 형태를 갖춘 소위 ‘프레데터’는 ‘RQ’가 정식 명칭이었다. 말 그대로 정찰이라는 뜻의 ‘reconnaissance’의 앞 글자를 따왔던 것. RQ-1A를 시작으로 RQ-1B, RQ-1L, RQ-4(글로벌 호크)로 이어졌다.

정찰의 용도보다 공격적 용도가 강조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미 공군은 2002년 드론의 명칭을 R시리즈에서 M시리즈로 정식으로 바꿔 사용하기 시작했다. 컬러 화면으로 주변을 감시하는 정찰 업무의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무기 장착 규모도 확대했다. 비행거리와 비행고도도 늘리고 높였다. 그러면서 다목적(Multi-roles)이라는 단어의 첫 글자를 따 드론의 ‘공격 본능’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소리 없는 암살자’로 불리며 탈레반, 알카에다 등 무장세력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MQ-9 리퍼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공격 성능을 강화한 드론 공격을 지상군이나 공군을 직접 투입하는 것보다 더 선호하게 됐다. 비밀스럽게 공격하는 드론의 특성상 출전 빈도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최근 3년 동안 드론 공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미 비영리 정책연구소 뉴아메리칸파운데이션(NAF)은 최근 “미국이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에서 시행한 드론 공격은 2008년 이후 급증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이 지역에서 미국이 실행한 드론 공격이 9회에 불과했던 반면, 2008년부터 올해 5월24일까지 이뤄진 드론 공격은 100여 차례에 이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 실행된 드론 공격만도 올해까지 71차례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1년 167대였던 드론의 규모 또한 2009년 초반 5,500대로 32배나 증가했는데, 드론에 대한 의존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집중적인 드론 공격이 이뤄지면서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사망한 사람도 1,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F 조사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전체 사망자 가운데 29~30%를 차지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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