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한국시간)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로루시와의 평가전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곽태휘(29ㆍ교토)는 전반 30분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곽태휘는 왼 무릎을 더듬으며 멍한 표정을 지을 뿐 벤치의 독려에도 일어서지 못했다. 상태를 점검한 대표팀 의무진은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냈다. 들것에 실려 쿠프슈타인 병원으로 후송된 곽태휘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왼 무릎 내측 인대가 부분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4주.
곽태휘의 상태를 보고 받은 허 감독은 “월드컵에 운이 없는 선수인 것 같다”는 탄식과 함께 곽태휘의 대체 선수 발탁을 지시했다. 곽태휘는 곧 귀국길에 오르고 그를 대신할 수비수가 대표팀에 합류한다.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후 태극 마크를 달았고 2년 5개월간 두 차례의 큰 부상을 이겨낸 곽태휘의 ‘월드컵 도전’은 이렇게 허망한 결말을 맞았다.
외국인 사령탑 시절 ‘대표급 선수’로 분류되지 못했던 곽태휘는 허 감독 취임 이후 붙박이 중앙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수비수임에도 높은 득점력을 지닌 곽태휘는 ‘허정무호’ 초반 2연승의 결승골을 모두 터트리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2008년 3월 왼 발목 부상으로 6개월간 그라운드를 떠났고 같은 해 11월 오른 무릎 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간의 재활 끝에 지난해 9월 그라운드에 복귀했고 재기에 성공했지만 부상 악령에 또 다시 발목이 잡혀 ‘월드컵 꿈’을 접게 됐다.
곽태휘의 이탈로 허 감독의 시름은 깊어지게 됐다. 허 감독은 곽태휘의 대체 요원으로 강민수(수원)를 선발했다. 강민수는 A매치 경험(31경기)이 대표팀 중앙 수비수 가운데 가장 많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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