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성격파 배우가 2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 향년 74세. 호퍼는 이날 LA 인근 해변도시 베니스의 자택에서 친지들의 지켜보는 가운데 전립선암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지난해 10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호퍼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지난 3월말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2,403번째 스타로서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행사에 참석해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955년 영화 '이유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을 위협하는 고교 갱단원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후 50여 년간 '미국인 친구'(1977)와 '지옥의 묵시록'(1979), '블루벨벳'(1986) 등 1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의 이력에서 가장 빛나는 영화는 1969년 작 '이지 라이더'. 스스로 각본을 쓰고 돈을 마련해 주연까지 맡은 이 영화는 히피 장발 오토바이 섹스 등 기성세대 권위에 반항하고 자유를 찾으려는 19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불안한 문화를 그려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불과 38만 달러의 돈을 투자해 4,000만 달러를 벌어들여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으며 칸 영화제에서는 신인감독상도 받았다. 대중적인 인기작 '스피드'에서는 전직이 경찰인 폭파범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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