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 지방선거에서 4년 전 선거 때와 정반대의 정당으로 자리를 옮겨 출마하는 철새 정치인이 전국적으로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후보가 이번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얼굴을 내미는가 하면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당적을 옮긴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06년 5ㆍ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우리당 공천을 받아 부산 연제구의원이 됐던 A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여당으로 바뀐 한나라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았고 같은 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B 대전 동구의원후보도 4년 전에는 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2006년 경남 마산시의원선거에서 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던 C 후보 역시 이번 통합 창원시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 의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이런 사례는 있다. 경기도의원(남양주시)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D 후보는 과거 시의원 선거 때는 우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예비후보등록에 앞서 탈당한 후 한나라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았다.
우리당 소속으로 기초단체장이나 국회의원선거에 도전했다 낙선한 후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꿔 지방의회선거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2006년 선거 때 경북 안동시에서 우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E 후보는 내달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도의원 선거에 나선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북 구미시의원에 도전하는 F 후보는 2008년 총선 때 통합민주당(민주당의 전신) 공천을 받아 구미시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적이 있다.
한나라당에서 야당인 민주당으로 자리를 옮긴 후보도 있다. 4년 전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충북 충주시의원에 당선된 G 후보는 충주시가 고향인 민주당 이시종 국회의원이 충북도지사로 출마하자 민주당으로 옷을 갈아입고 시의원 재입성을 다시 노린다. 한나라당 충주시당원협의회 간부 출신인 H 시의원후보는 공천에 불복해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시의원 자리에 도전한다. 인천 남구의원인 I 후보도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다시 한번 선거에 출마했다.
충청권에서는 지역의 맹주인 자유선진당으로 옮긴 후보가 눈에 띈다. J 대전시의원후보와 K, L 대전 서구의원후보는 4년 전 우리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선진당 공천을 받았고, 한나라당 소속이던 M 후보는 대전 서구에서 선진당 후보로 나선다.
당적을 옮긴 후보들은 대부분 "정치적 소신이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옮겼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가 소속 정당에 불만을 품고 당적만 바꿔 출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일보의 지방선거 보도 자문교수단인 권혁주 서울대 교수는 "당선만을 위해 정당을 바꿔 가면서 출마하는 전문 정치꾼들은 지방의 생활 정치에 적당하지 않다"고 비판(28일자 1면)했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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