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두산 감독은 경기 전 "누가 오래 던지는지 내기라도 해야 할 판"이라며 최근 선발진의 잇딴 난조에 괴로운 심경을 털어놨다. 잘 나가던 두산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이 5이닝도 버티지 못하면서 와해됐다.
그 출발은 에이스 김선우(33)였다. 김선우는 지난 23일 잠실 LG전에서 자신의 올시즌 최소이닝인 3과3분의1이닝 만에 8피안타 4실점하고 강판됐다. 이후 두산은 홍상삼 임태훈 이현승이 차례로 선발 등판했지만 모조리 무너졌다. '결자해지'라고 했던가. 김선우가 화려하게 에이스로 부활하며 좌초 직전의 선발 마운드에 숨통을 텄다.
김선우는 28일 잠실 삼성전에서 선발 6과3분의2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팀의 4-2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선우는 지난 5일 LG전 이후 23일 만에 시즌 5승(3패)째를 수확하며, 그간의 부진과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냈다.
모처럼 선발투수가 마운드에 오래 버티고 있자, 두산 타선도 끈끈한 응집력을 보였다. 두산은 0-2로 뒤진 5회 1사 2ㆍ3루에서 2번 오재원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고, 계속된 2사 3루에서 3번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올시즌 두산의 '해결사'로 떠오른 최준석이 또 일을 냈다. 최준석은 계속된 2사 1ㆍ2루에서 삼성의 바뀐 투수 안지만과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월 싹쓸이 2루타를 작렬했다. 최준석은 4타수 1안타 2타점,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2위 두산은 삼성전 3연승을 올렸고, 3위 삼성은 공동 2위로 올라설 수 있던 기회를 놓치며 최근 4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불펜으로 강등됐다가 선발로 복귀한 삼성 윤성환은 4와3분의2이닝 7피안타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인천에서는 5위 롯데가 선두 SK에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위 KIA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롯데는 SK전 11연패의 수렁에서 빠져 나왔다. 롯데는 0-4로 뒤진 5회 5번 홍성흔과 7번 강민호의 징검다리 홈런포로 3점을 따라붙은 뒤, 7회 상대 실책에 편승해 역전승을 일궈냈다. 홍성흔은 4경기 연속홈런으로 시즌 13호째를 기록, 1위 최진행(14개ㆍ한화)을 1개 차로 쫓았다.
광주에서는 한화가 선발 유원상의 5와3분의1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KIA를 5-3으로 제압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LG를 8-6으로 꺾었다. LG는 팀 1만4,000타점(통산 4번째)을 돌파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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