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북한의 공격 등 긴급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 태세 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상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23일부터 정밀타격부대와 군사분계선(MDL) 인근 부대 등을 잇따라 순시하며 북한 도발에 대비한 군의 준비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2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 의장은 23일 북한과 가장 근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남북출입관리소(CIQ)를 시작으로 25일 대구의 공군 남부전투사령부와 11전투비행단, 육군 유도탄사령부를 순시했다.
이어 26일 충남 서산시의 20전투비행단과 서해 연평부대 및 해병 2사단을 찾았고 27일에는 강원 동해시의 해군 1함대에서 기함(旗艦)인 광개토대왕함(3,500톤급)에 승선해 북한 잠수함에 대한 적극 탐색과 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군 관계자는 "이 의장은 적의 도발 시 교전규칙에 의거, 철저히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며 "내달 초까지 전군 주요 부대를 현장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도 28일 JSA 경비대대 등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또 합참은 경계 태세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9일 국방부에서 이 의장 주재로 각 군의 작전사령관이 참여하는 전술토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북한 선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북한의 대북 심리전 확성기 조준사격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우회 불응 등 상황별 대응 방법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남한 인력이 억류될 가능성에 대비해 구출작전 등 군사 대응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28일 열린 예비역 주요인사 초청설명회에서 북한의 예상 도발 유형으로 ▦북 상선의 도발 ▦심리전 수단 설치 인원 및 장비에 대한 공격 ▦남북 통행로 차단 ▦육해공에서의 무차별적 도발 등을 꼽았다.
한편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북 심리전이 중지되면서 심리전 업무를 총괄했던 합참의 민심참모부가 지난해 4월 조직 개편 과정에서 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심참모부가 폐지된 것은 MDL 일대에서 심리전이 중지되면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평시에 적의 정신력을 무너뜨리는 가장 효과적 수단인 심리전에 군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은 내달부터 MDL 부근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고 전단지도 살포할 계획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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