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경제' 화두로 굳히기
6ㆍ2 지방선거 종반전 여야의 전략은 '승세 굳히기'와 '역전 뒤집기'로 갈린다.
한나라당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철저히 경제와 민생, 복지 이슈만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세계에서 경제 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한 나라, 경제를 잘 살리는 정권'임을 거듭 강조해 야권의 정권 심판론을 끝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한나라당은 또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북풍(北風)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언급조차 하지 않기로 했다. 정옥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28일 "천안함 사태를 선거용 정쟁에 활용하려는 야권의 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이 촛불집회를 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대응을 자제하고 국민만 바라보는 생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엔 선거 막판에 북풍에 대한 역풍(逆風)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과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경남, 충북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정몽준 당 대표는 수도권과 충청권, 경남 등 격전지를 골고루 돌고, 부산 출신인 김무성 원내대표는 2일 이후 부산 경남에 '올인'하며 경남 지역에 부는 노풍(盧風)을 차단할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어떻게든 판을 흔들어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당 견제론, 정권 심판론을 다시 살리기 위해 촛불도 꺼내 들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이날 저녁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촛불 유세를 진행한 것도 천안함 북풍을 견제하면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당시의 정권 비판 촛불 민심을 되살리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촛불은 현 정권을 견제할 비판세력을 키워달라는 절박한 야당의 호소"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29일부터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선다. 20, 30대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야당 지지 부동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도권 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10% 안팎의 숨은 야당 지지율이 있다"며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 자유선진, 민노, 진보신당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막판 선거전을 치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이회창 대표를 중심으로 세종시 문제를 부각시키며 대전ㆍ충남 지역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박선영 대변인은 28일 최근 '충청르네상스21'이란 단체의 대표가 이 단체가 정부 지시로 만들어져 세종시 수정안 찬성활동을 해 왔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어떻게 공작ㆍ밀실 정치를 하는지 양심선언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충청도민은 늦게 발동이 걸리는 만큼, 이를 알리면서 부동층을 공략할 것"이라며 "충청권 이해를 대변할 정당은 선진당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선진당은 29일 천안에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대규모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전략지역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젊은층을 주 타겟으로 막판 표 결집에 나서기로 했다. 오병윤 사무총장은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의원 등 대표단이 바닥 훑기에 나설 것"이라며 "야권연대지역인 인천과 울산, 거제, 창원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 중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학생위원회 조직을 통해 막판 젊은층 지지표 결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77시간 연속 유세를 벌이며 기호 7번 알리기에 나선다. 김종철 대변인은 "노회찬 서울시장후보가 선거운동 종료 77시간 전인 29일 저녁 7시부터 연속유세를 벌일 계획"이라며 "진보신당의 기호 7번을 알리면서 미래를 위해 적극 투자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기초단체장과 의원 선거에서도 당이 지금까지 풀뿌리 정치에서 거둔 성적을 바탕으로 전략지역을 집중 공략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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