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은 미국에서 올해 더 많은 허리케인이 기승을 부리는 최악의 계절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원유유출 사태가 강타한 멕시코만 인근 루이지애나주는 유출된 원유가 폭풍을 타고 내륙까지 상륙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 폭풍우와 원유라는 이중 타격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FT가 미 해양대기청(NOAA)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계속되는 허리케인 시즌에 미국에서 시속 62㎞ 이상의 이름이 붙여지는 폭풍이 14~23개 발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8~14개는 시속 119㎞ 이상의 폭풍이 몰아치는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15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한 2005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허리케인 중에 3~7개 정도는 시속 117㎞ 이상의 카테고리 3급인 초대형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허리케인 시즌이 코앞에 닥치면서 현재 진행중인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폭풍이 발생할 경우 유출된 기름이 루이지애나주는 물론 미시시피와 앨라배마주 해안과 내륙까지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989년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기록된 엑손 발데스호 사건 당시에도 시속 112㎞이상의 폭풍이 사태를 악화시킨 바 있다.
빌리 넌게서 루이지애나주 플라커민즈 패리시 카운티 시장은 "내일 당장 원유 유출을 막더라도 카트리나 급의 허리케인이 온다면 향후 6개월에서 1년 동안 길거리에서 기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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