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매체들이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 발표 이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달 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3~7일)이 끝난 직후인 9일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경희극 '산울림'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 건설장(16일 보도), 백암군 감자농장과 삼지연군(17일), 혜산시(18일), 대홍단군(19일) 등 양강도 일대 산업시설을 둘러본 뒤, 함경북도로 이동해 관모봉 기계공장과 어랑천발전소 건설장, 청진토끼종축장(20일)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에 대한 중앙통신의 마지막 보도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다음날인 21일 새벽에 나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함흥 룡성기계연합기업소와 화학공업대학 시찰 소식을 전한 뒤 이날까지 김 위원장 관련 내용을 한 줄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 언론들의 갑작스러운 보도 중단에 대해선 두 갈래 해석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아예 접었거나, 아니면 공개 활동을 이어가면서 북한 언론들이 보도만 자제하는 경우다. 분명한 것은 천안함 침몰이 북측 소행임을 명시한 합조단의 조사 결과 발표가 김 위원장의 동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소식이 공교롭게도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시점과 맞물려 뚝 끊겼기 때문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중단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합조단 발표 이후 남측 당국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김 위원장이 한가롭게 지방 시찰이나 다닐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이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당일 '전면전쟁 불사'를 거론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시작으로 연일 대남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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