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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반디플러스' 학생들저소득층 어린이 영어연극 지도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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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반디플러스' 학생들저소득층 어린이 영어연극 지도나서

입력
2010.05.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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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학(28ㆍ대학원 경영학과1), 나병철(30ㆍ폴란드어과 졸업), 최윤석(28ㆍ경영학과4) 원영진(28ㆍ경영학과4) 김은실(24ㆍ영어교육과 졸업)씨. 모두 2008년 1학기 한국외대 경영학과 전공과목 '벤처창업론'수강 동기들이다. 당시 이들이 낸 벤처 창업 아이디어는 영어 연극을 통한 어린이 영어 교습. 그리고 그 해 10월,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비영리법인 '반디플러스'를 설립했고, 지난해 노동부가 주관한 소셜벤처(social venture)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취직과 안정적 삶의 유혹도 뿌리친 채 이들은 아이들과 씨름하며 공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북지역 5개 초등학교와 6개 기관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연습을 시켜요. 영어 연극 대본은 저희가 모두 창작해서 씁니다. 그렇게 연습한 아이들이 매 학기 말마다 한국외대에서 경연대회를 펼치죠." 대표 임채학씨의 설명이다.

당장 벌이는 없다. 기업이나 사업체의 후원을 받는다. 대신 그들은 돈보다 더 큰 보람을 얻는다. "처음에 아이들을 만나 꿈을 물었더니 '기초수급자가 되는것'이라고 말해 큰 충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어요." 임씨는 아이들뿐 아니라 자신들 역시 이런 활동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고, 그것이 바로 반디플러스의 동력이라고 말했다.

"봉사할 학교를 섭외하러 갔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고,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 찾아가 무작정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어렵사리 출발한 반디플러스는 현재 한국형 사회적기업의 새로운 전형을 일구고 있다." 원서 번역서 등 사회적기업 관련 서적을 많이 찾아봤지만 우리 실정에 안 맞더군요. 우리가 찾아갈 생각입니다."

이들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벤처 창업론' 교과 지도교수인 조남신 글로벌경영대학장이다. 학기 중 이들의 아이디어와 헌신에 매료된 조학장은 반디플러스 아이디어에 근거한 전공 교과 '관계와 소통의 리더십'이란 강좌를 2008년 2학기에 개설, 수강생들로 하여금 봉사를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얼마간의 반디플러스 운영비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관계와 소통의 리더십'을 맡고 있는 이성희 경영학과 교수도 학생들을 적극 돕고 있다.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일본계 기업 취업을 포기한 임 대표, 외국계 은행의 러브콜을 외면하고 있는 최윤석씨 등 이들에게 아직 취업은 생각이 없다고 한다. "부모님이야 걱정하시죠. 하지만 영어교재 판매 등 수익모델도 개발해낼 겁니다. 저희는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어요." 임 대표는 "이번 1학기 말 공연(6월 20일)엔 의상을 후원하고 무료 피아노 반주를 해주신다는 분이 계셔서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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