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로는 EBS의 한국영화특선 ‘휴일’(밤 10.50)을 적극 추천한다. ‘돌아오지 않는해병’과 ‘만추’ 등을 만들어 요절한 영화천재로 일컬어지는 고 이만희(1931~1975) 감독의 미개봉작이다. 1960년대 암울하고 부조리했던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빈털터리 청년(신성일)의 하루를 그린 1968년작 영화로 당국의 검열에 의해 개봉하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다. 37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한국영상자료원에 의해 발굴돼 첫 상영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을씨년스러운 당대의 사회를 건조하고도 냉담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전쟁고아의 힘겨운 삶을 다룬 이란영화 ‘달리는 아이들’(EBS 오후 2.40)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빈 병을 팔고, 구두를 닦아 생계를 유지해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이란-이라크전이 남긴 긴 후유증을 반영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